4.16 세월호 참사 이후의 대한민국, 고통의 사회적 근원을 돌아보다
2014년 한국 사회를 크나큰 충격에 빠뜨린 4.16 세월호 참사는 ‘참사공화국’의 현실, ‘무책임의 정치’를 실감하게 했다. 세월호 유족들의 고통은 과거 국가폭력 피해자들의 고통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무엇을 슬퍼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무엇을 반성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무엇을 책임지지 않았던가.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현실은 청산하지 못한 아픈 한국 현대사와 무관할 수 없다. 반성하지 못한 폭력의 역사는 부메랑이 되어 우리의 현재 속으로 다시 되돌아온다.
개인적 고통으로 환원되지 않는 사회적 고통, 사회적 외상,
그리고 사회적 치유
이 책은 한국 정치사회의 작동 과정에서 발생했던 다양한 형태의 폭력과 그 피해자들이 겪어온 ‘트라우마’ 및 그 극복의 길을 다룬 논문들을 엮은 공동 연구서이다. 언어화되지 않은 경험을 수면 위로 드러내고 공공적인 것으로 만드는 작업, 국가가 가한 폭력이 개인과 가족의 삶에 스며들어 남긴 상흔과 고통에 적절한 이름을 붙이고 그 사회적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 사람들의 삶의 체험과 고통의 현재성에 근거하여 역사청산 작업의 한계를 반성하고 대안적인 극복과 치유의 방향을 정립하는 작업이 이 책에 참여한 연구자들의 공통의 관심이다. 이 책은 개인적 고통으로 환원되지 않는 사회적 고통을, 심리적 외상과 분리될 수 없는 사회적 외상을, 상담실에서의 치유가 아닌 사회적 치유의 문제로 다루고자 했다.
피해와 가해, 화해와 처벌의 이분법을 넘어 사회정의 회복을 외치다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은 폭력 및 인권침해에 저항하고 연대하는 주체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문제해결에 나서는 적극적인 ‘행위자’였으며, 때로는 국가 이데올로기를 내면화했던 집단적 망각 작업의 ‘공모자’였다. 그리고 이들은 어느 순간 가족공동체의 가해자가 되기도 하는 복합적 외상 과정을 겪어야 했다. 이 책의 필자들은 인간이 겪