렐루 앤드 이르망/라 윈/아테네오 그란드 스플렌디드
아름다운 서점: 공간을 감각하다 텍스트를 읽다
서점은 그 자체로 아름답다. 살과 피를 가진 인간이 감각으로 탐험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문학을 우리가 ‘느끼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감각을 통하는가. 글을 읽는 눈, 글을 쓰고 책장을 넘기거나 책을 잡은 손, 대뇌의 시냅스, 서점과 도서관으로 향하는 발, 책을 살 돈, 종이와 마분지와 천, 책이 꽂힌 책장, 트럭을 몰고, 상자를 싣고, 책을 정리하고, 알고 싶어하고, 눈길을 주고 훑는 많은 손과 눈…… 스페인어로 시를 뜻하는 ‘poesia’라는 단어는 ‘만들다’라는 뜻의 어원 ‘poiein’에서 파생했으며 이는 고대 그리스에서 ‘문학’을 의미했다.
포르투의 렐루 앤드 이르망 서점은 신고딕과 아르데코양식이 섞인 건물이다. 영화 <해리 포터>의 무대로 유명하다. 서점 한구석에는 이곳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으로 평가한 작가 엔리케 빌라 마타스의 헌정 글이 걸려 있다. 한편, 파리의 서점 수백 곳 가운데 저자는 콩파니, 레큄 데 파주, 라 윈 세 곳을 최고의 서점으로 꼽았다. 라 윈 서점 비상구에는 바닥에 앉은 뒤라스의 모습이 그라피티로 그려져 있었고, 그림 왼쪽에는 그녀가 말한 유명한 구절이 쓰여 있었다. “한 단어를 한 구절의 아름다운 연인으로 만들라.”
아테네오 그란드 스플렌디드는 본래 1919년에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산타페 거리에 설립된 영화관이자 극장이었던 것을 2000년에 내부 리모델링한 서점으로, 유화가 그려진 돔 지붕, 발코니, 칸막이 관람석, 난간, 암적색 커튼이 쳐지는 무대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경이로운 조명 전구들이 빛나는 원형의 세 개 층은, 기념비적인 건물 안에서 한창 공연중인 스펙터클을 즐기는 느낌을 전달한다. 방해받지 않는 이 스펙터클에서 주역은 고객도 서적상도 아닌, 그들을 에워싼 공간 자체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팔레르모 구역 끄트머리에 있는 에테르나 카덴시아도 빼놓지 말 것. 나무 바닥, 위엄 있는 테이블과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