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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때로는 개가 사람보다 낫다 : 개를 사랑한 조선 사람들
저자 이종묵
출판사 돌베개
출판일 2024-10-28
정가 18,500원
ISBN 9791192836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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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개란 무엇인가?
나의 개에게 / 개의 직책과 천성 / 개는 짖는 것이 본성이다 / 개가 짖는 까닭 / 개를 왜 키우는가? / 귀염둥이 호박개 ― 53
2장 젖 나눠 먹이는 개
다른 새끼를 함께 거두어 키운 개 / 형제의 우애와 개의 우애 / 새끼 없는 개가 다른 새끼를 키운 이야기 / 고양이에게 젖을 먹인 개
3장 개의 우애와 효심
기다렸다 함께 밥 먹는 개 / 개의 우애와 감화 / 주인의 효심과 효구총 / 어미를 따라 죽은 효구 / 어미의 원수를 갚은 개
4장 불심이 있는 개
삼목왕과 팔만대장경 / 불법을 깨달은 개 / 개 사리를 모신 부도탑 / 불공드리는 개
5장 주인을 위한 개의 의리
눈먼 아이의 반려견 / 꿩을 잡아 바친 효견 / 여주인을 징치한 개 / 열녀의 개 의구 / 공정한 개의 마음 / 한구를 찬양하다
6장 목숨 바쳐 주인을 사랑한 개
오수의 의견총 / 선산의 의구총 / 범과 싸워 주인을 구한 개 / 주인을 따라 죽은 열구 / 또 다른 열구와 열우 / 목을 매어 주인을 따른 개

개를 통해 인간을 꾸짖다

이 책에는 31편의 개에 대한 글이 실려 있다. 각 편의 해설에서 저자가 따로 소개한 개와 다른 동물, 예를 들어 소, 닭, 고양이, 거위 등에 관한 글까지 합하면 70여 편의 동물을 대상으로 한 글을 한 권에서 소개하는 셈이다. 글들의 면면을 보면 아마도 조선 시대 사람에게는 애견이나 반려의 의미는 없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한편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인구가 절대적 소수임을 생각하면, 어쩌면 알려지지 않은 애견인들이 많았을지도 모르겠다. 개는 예나 지금이나 사랑스러운 존재임은 분명하니 말이다.
옛사람이 글에서 개를 다룬 시각은 명확하다. 개 자체에 관한 것보다는 개의 행동을 통해 잘못된 인간의 행위를 꾸짖는, 교훈의 성격을 갖고 있다. 이야기의 사실 여부를 떠나, 이 땅에 이렇게나 많은 모범적인 개가 있었고, 책에 기록됐고, 또 개를 기리는 비석까지 세워졌다는 것을 보면, 그 옛날에도 ‘개’에 빗댈 만한, ‘개’보다 못한 인간들이 많았다는 방증이 아닐까.
‘개망나니’, ‘개 같은 경우’ 등등 ‘개’를 비유한 말 중에 고귀한 뜻을 가진 말은 찾아보기 어렵다. ‘술만 먹으면 개가 된다’ ‘일제의 앞잡이 노릇을 하는 개’ ‘개가 개를 낳지’ 등등도 마찬가지다. 형편없는 사람을 비유할 때 개가 주로 사용된다. 신조어로 ‘개’가 ‘심하게 많이’의 의미로 접두사가 되기도 하는데, ‘개멋있다’ ‘개꿀’ 등의 말을 쓴다. 이때의 ‘개’도 아주 긍정적인 의미로 느껴지진 않는다. 조선 시대에도 마찬가지였다. 조선 시대에 집에서 기르는 소, 말, 돼지, 양, 닭, 개 등 여섯 짐승을 육축(六畜이라 했는데, 육축 가운데서도 개를 가장 천하게 여겼다. 여섯 마리 가축 순서로도 제일 꼴찌다. 개는 키울 때 깨끗한 음식을 주지도 않거니와 복날이면 다투어 잡아먹으면서도 정작 제사상에는 올리지 않았다. 더구나 개는 조선 시대에도 가장 흔한 욕설의 비유로 쓰였다. 그러니 사람을 개에 빗댄다는 건 얼마나 모욕적인 언사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 시대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