엮어쓴이의 말: 임진왜란을 살아 낸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오희문의 가계도
『쇄미록』에 나오는 주요 지역
서序: 나는 오희문이오
1 한양을 떠나다
[쉽게 읽는 쇄미록 1] 조선시대의 연도 표기법
2 고통스러운 전쟁의 나날
[쉽게 읽는 쇄미록 2] 20일 만에 한양이 점령되다
3 꿈에 그리던 가족을 다시 만나다
[쉽게 읽는 쇄미록 3] 학질이 뭐길래…
4 떠돌이 생활을 하며 농사를 짓다
[쉽게 읽는 쇄미록 4] 조선시대 민간요법
5 임천 생활을 정리하다
[쉽게 읽는 쇄미록 5] 양반의 재산, 노비
6 막내딸의 고통
[쉽게 읽는 쇄미록 6] 조선의 딸들
7 큰아들 윤겸이 과거에 합격하다
[쉽게 읽는 쇄미록 7] 험난한 교육의 나라
8 다시 전쟁이 터지고
[쉽게 읽는 쇄미록 8] 조선의 정보 통신
[쉽게 읽는 쇄미록 9] 극악한 왜군과 무도한 명군의 틈바구니에서
9 세월은 꿈같이 흐르고
[쉽게 읽는 쇄미록 10] 오희문의 ‘반려동물’들
10 다시 한양으로
[쉽게 읽는 쇄미록 11] 『쇄미록』: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난중일기』, 『징비록』에 이은 임진왜란 3대 기록물
『청소년을 위한 쇄미록』, 이야기로 새로 태어난 오희문의 ‘난중일기’
『쇄미록』은 조선의 양반 오희문이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으며 9년 3개월 동안 기록한 피란일기다. 비슷한 시기에 기록된 이순신의 『난중일기』, 유성룡의 『징비록』과 더불어 임진왜란 3대 기록물로 꼽힌다. 『난중일기』에는 여러 차례 불리한 전투를 승리로 이끈 영웅의 일대기가, 『징비록』에는 전쟁의 원인을 반성적으로 살펴본 관료의 성찰이 담겨 있다. 반면 『쇄미록』에는 전쟁으로 인한 평범한 사람들의 고통과 피란지에서의 하루하루가 자세히 묘사되어 있어, 전쟁의 참혹함과 당시 조선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그 어떤 기록물에서보다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이는 『난중일기』나 『징비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쇄미록』만의 강점이다.
이러한 까닭에 『쇄미록』은 조선 전기의 생활사와 사회경제사를 연구하는 데 가장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어 1991년에 국가 보물로 지정되었다. 이처럼 조선 전기 사회를 이해하는 데 빠질 수 없는 기록임에도 방대한 분량과 일기라는 형식 탓에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고전 『쇄미록』이 국립중앙박물관 고고역사부 서윤희 학예연구관의 손에서 이야기책으로 새로 태어났다.
임진왜란 발발부터 정유재란 이후까지
전란을 살아 낸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
신묘년 동짓달(1591년 11월, 조선의 평범한 양반 오희문은 지방에 사는 노비들에게 신공(공물을 받으러 눈길을 뚫고 한양을 떠난다. 충청도를 지나 전라도 장수에 있는 처남의 집에 잠시 머물던 오희문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왜군이 부산으로 쳐들어온 것이다. 머지않아 난리가 지나갈 것이라는 오희문의 예상과 달리, 왜군은 한양으로 빠르게 진격해 오고, 임금인 선조는 도성을 버리고 도망간다. 조선의 전 국토가 왜군의 손에 넘어갈 지경에 이르자, 왜군의 서슬 퍼런 칼날에 집과 식량을 빼앗기고 가족과 헤어져 배고픔과 추위에 시달리며 떠도는 사람들이 늘어 간다. 오희문의 가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