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통역 실력을 겸비한 역관 집 머슴, 보단
통역보다는 노름과 돈에만 관심 많은 역관 아들, 유성
시장 왈패들과 한탕을 노리는 불량소년, 망동
모든 게 서로 다른 세 소년에게 펼쳐질 운명은?
망동만큼은 아니지만, 보단에게 위험한 존재가 또 하나 있다. 주인집 홍 역관의 아들 유성. 아버지의 뒤를 이어 역관이 되어야 하는 유성은 사역원에서 생활하면서도 늘 마음은 딴 곳에 있다. 심지어 밤에 몰래 사역원에서 빠져나와 노름에 빠지기 일쑤고, 보단의 돈을 뺏기도 한다. 홍 역관의 부탁으로, 그런 유성을 찾아내 힘겹게 집으로 데려가는 일도 늘 보단의 몫이었다.
유성의 치다꺼리를 하면서도 유성보다 더 빨리 청나라 말을 익힌 보단은 우연히 시장에서 길을 잃은 청나라 아이, 푸이를 위험에서 구해 준다. 그리고 며칠 뒤 사역원으로 찾아온 푸이와 일행을 보고 보단은 깜짝 놀라고 만다. 그들은 바로 청나라 사신단이었던 것. 그 일을 계기로 보단은 청나라 사신들을 통역해 주기도 하고, 훈련대장 박연을 만나는 행운도 누린다.
그렇게 찾아온 행운으로 꿈을 이룰 줄 알았던 보단에게 일이 터지고 만다. 첫 만남 이후 피해 다녔던 망동에게 시장에서 만나자는 기별이 온 것이다. 그런데 아뿔싸, 그곳에는 유성도 있었다. 망동과 왈패들이 보단을 이용하기 위해 유성까지 끌어들인 것이었다. 유성과 보단이 서로 놀란 것도 잠시, 망동은 바로 이미 계획했던 인삼 밀거래를 하려 한다. 그 밀거래 대상은 다름 아닌 청나라 상인들이고, 그들의 말을 통역해야 하는 것이 보단에게 망동이 요구한 일이었다. 또한 유성은 이 일에 보단에게 뺏은 돈으로 투자를 한 것이었다. 그렇게 망동과 왈패들의 속임수에 완전히 넘어간 유성과 보단 앞에 순라군이 들이닥친다. 둘은 필사적으로 도망쳐 집으로 돌아가지만, 얼마 뒤 집으로 찾아온 포졸들에게 보단만 체포되어 포도청에 갇히는 신세가 되는데….
바람에 날려서, 혹은 무심한 새 한 마리의 먹이가 되어 전혀 낯선 땅에 심어져 버린 씨앗처럼, 보단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