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빨간 지붕 삼층집에 빨간 머리 세 자매가 살고 있어요. 오늘은 무언가 좀 이상하다 싶더니, 우리 집이 점점 작아지고 있네요! 작아진 집은 꼭 인형의 집처럼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창문으로 넘어 다닐 수도 있고, 지붕에 올라가 쉴 수도 있지요. 하지만 어떡하죠? 집은 점점 더 줄어들어 들어갈 수도 없고, 마침내 손바닥만 해졌어요. 자꾸자꾸 작아지는 소중한 우리 집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꿈과 환상과 기억 사이의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라
‘어린 시절의 추억’이란 비단 어른들만의 것이 아닙니다. 어린이도 가끔은 “내가 어렸을 때…” 하면서 지나간 시간을 더듬어 볼 때가 있지요. 그런 말을 들으면 어른들은 “네가 살면 얼마나 살았다고.” 하며 풋 웃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어린이의 기억이 구체적인 시공간 속 사건으로 언어화되거나 형상화되지 않더라도, 어렴풋한 감정이나 감각만은 남아 있어 어떤 계기로든 불쑥불쑥 되살아나곤 하지요.
그림책 《우리 집이 작아졌어요》는 그렇게 아련한 추억의 감각이 잘 살아 있는 그림책입니다. 토실토실 깜찍한 세쌍둥이 자매, 인형의 집처럼 어여쁘고 자그마한 삼층집, 그 안에 담겨 있는 아기자기한 물건들, 눈이 부실 듯 햇살이 쏟아지는 환하고 밝은 공간과 주변의 동물까지, 책을 이루는 모든 요소가 꿈과 흐릿한 기억 사이 어딘가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작은 울타리를 벗어나 더 넓은 세상으로,
하지만 마음속 한구석에 영원히 남아 있을 어린 날의 기억
세상에 태어난 아이는 양육자의 품과 집 안이 세상의 전부라고 여기는 시기를 지나 점점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너무 크고 막막했던 세상도 조금씩 손에 잡히고 헤아려집니다. 내 몸집이 커지면서 거대하게만 느껴졌던 어른 양육자와 눈높이가 맞닿고, 주변 환경에도 익숙해지면서 두려움이 줄어들지요. 이 그림책은 이러한 어린이의 성장을 집이 작아지는 역설적인 이미지로 담아냅니다.
누구나 언젠가는 자라난 집을 떠나지만, 그 집은 어떤 식으로든 마음속에 남아 있습니다. 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