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경로이탈
저자 서경희
출판사 문학정원
출판일 2024-11-05
정가 10,000원
ISBN 9791198102430
수량

경로이탈
작가의 말


“삶이 끊임없이 연기를 거듭해야 하는 무대라면
우리는 무대에 오르지 않겠다!”

마침내 위선이 사라진 세상의 끝을 향해
두 소년이 질주한다

『경로이탈』의 주인공 정국은 소위 말하는 비행청소년이다. 정국을 반항하게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위선이다. 유명 배우인 정국의 아빠는 정국을 어릴 때부터 아역 배우로 데뷔시키고, 빡빡한 틀 안에서 키우려고 한다. 엄마는 그런 아빠와 정국을 열심히 뒷바라지하며 엄마로서의 의무를 다한다. 하지만 정국에게는 이 모든 모습이 자기 자신을 기만하고 타인을 시선 안에 가두려는 위선으로 보인다. 부모를, 부모처럼 번지르르하게 행동하는 다른 어른들을, 사춘기를 지나며 스스로 솔직하지 못하게 행동하는 친구들을 혐오한다.

그런 정국이 혐오를 해결하는 방식은 ‘폭력’이다. “문신 사건”은 그 과격함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 정국은 반에서 문신하고 싶다며 끊임없이 허풍을 떠는 한 친구를 그냥 보고 넘기지 못한다. 그래서 나무젓가락 사이에 바늘을 끼고 실로 칭칭 감은 다음에 학교 앞 문방구에서 파는 잉크를 사다가 밑그림도 없이 ‘짜져새꺄’라고 새겨버린다. 이 같은 위악과 과격성으로 몇 번이나 전학을 다녀야 했다. 물론 매번 퇴학을 면할 수 있는 건 유명 연예인인 아빠의 재력 덕분이다.

그런데 가을은 정국이 혐오하는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 아직 아이와 같은 편견 없는 미소를 얼굴에 띠고 가식 없이 정국을 대한다. 또 정국과도 다르다. 무엇이든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정국과 달리 가을은 학교에서 게이라는 의심을 사고 폭력적으로 따돌림당하면서도, 당당하게 맞서며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다. 정국은 소설을 읽고 습작하기도 하는 가을과 어울리며 필사를 하며 비행을 잠시 멈추는 듯 보인다.

소년들에게는 그저
자기 얼굴을 제대로 바라봐줄
단 한 사람이 필요했다

하지만 이런 평화는 어느 날 가을이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고백했다가, 그 애가 고백을 받아주지 않자 자기 얼굴을 난도질해 자해하면서 어그러지게 된다. ‘얼굴’은 『경로이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