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으면 보이는 아름다운 세상
자연을 그리는 혜원 작가 신작 『거기에서 만나』
인생을 ‘길’에 비유한 온 세대 그림책 『거기에서 만나』가 출간되었다. 1990년대부터 지금까지 동화, 논픽션, 그림책 등 다양한 어린이책에 친근하고 정감 어린 그림을 그려 온 혜원 작가가 선보이는 창작그림책이다. 『거기에서 만나』는 계절의 흐름에 따라 생동하는 자연을 담은 생태 그림책이자 든든한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우리 삶의 여정을 보여 주는 인생 그림책이다. 다양한 시점을 활용한 화면 전환으로 책장이 경쾌하게 넘어 가며, 아름다운 색감으로 눈이 환해진다.
수도권에 살던 작가가 월악산 산골 마을로 이주해 처음 걷던 시골길에서 느꼈던 감정과 텃밭을 가꾸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온 생생한 경험이 이 책의 씨앗이 되었다. 그리고 서점 ‘심심한책방’을 일구어 나가면서 “누군가가 간 길을 내가 가고 있다”고 느꼈던 내밀한 감정들이 모여 『거기에서 만나』가 완성되었다.
사계절을 따라 발밤발밤 걷는 길
『거기에서 만나』는 아이가 시시각각 변하는 길을 걸으며 땅과 나무, 하늘에서 발견한 자연의 모습을 그린다. 한 걸음 한 걸음 천천히 내딛을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열어 주는 길에서 아이는 설렘을 느낀다. 그를 관찰하는 또 다른 아이가 이 책의 화자이다. 화자의 시선에서 ‘너’는 쪼그려 앉아 꽃들 사이로 줄지어 다니는 개미를 가만히 쳐다보고, 뭉게뭉게 피어난 구름처럼 아름다운 벚꽃 나무를 한참 올려다본다. 풀숲에서 작은 고라니와 눈이 마주쳤을 때는 숨소리조차 조심스레 내쉰다. 푸르러지는 여름, 청개구리가 뛰어다니는 소리로 길은 한층 경쾌해진다.
“네가 나무 곁에 다가갔을 때,
둥근 바위에 앉아 있던 작은 새가
포르르 날아올랐어.
바람 때문인지 너 때문인지 알 수 없었지.”
_책 속에서
이야기는 따뜻한 색으로 가득한 봄과 청쾌한 여름을 지나 나무가 붉게 물든 가을, 온 세상이 하얘지는 겨울이 되기까지 달라지는 길을 보여 준다. 작가는 풍성한 자연의 품에서 재잘거리며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