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5
들어가는 글: 디지털에서 포스트 디지털로 17
1. 왜 ‘21세기 매체철학’인가? 17
2. 왜 ‘포스트 디지털’인가? 20
3. 포스트 디지털 매체의 특징은 무엇인가? 26
4. 어떻게 포스트 디지털 매체 시대에 혼종화를 다룰 것인가? 30
I. 매체와 공간 41
1장. 매체-공간적 전회 43
1. 다양한 문화적 전회들 43
2. 매체적 전회 49
3. 공간적 전회 57
4. 매체적 전회와 공간적 전회의 만남 61
2장. 현실 공간의 혼종화 67
1. 혼종화된 도시의 등장 67
2. 다공적 도시 72
3. 확장된 도시 81
4. 혼종화된 도시에서의 산책자 87
3장. 매체 공간의 혼종화 93
1. 환영 공간에 대한 오래된 꿈 93
2. 매체적 환영 공간 97
3. 장소가 된 매체 공간 110
4. 혼종화된 매체 공간에서의 산책자 117
4장. 혼합현실과 헤테로토피아 123
1. 또 다른 현실 공간 1232. 현실 공간에서의 헤테로토피아 126
3. 매체적 헤테로토피아 134
4. 디지털 헤테로토피아에서의 디지털 페르소나 142
II. 매체와 인간 149
1장. 혼종화된 주체 151
1. 기술적 키메라의 등장 151
2. 혼종화된 몸 156
3. 디지털 자아의 혼종된 정체성 166
4. 휴먼에서 포스트 휴먼으로 176
2장. 원격현전 시대에서의 소통과 관계 맺기 181
1. 호모 커뮤니쿠스(homo communicus의 운명 181
2. 소통 형식과 정보 전달 186
3. 원격현전 공간에서의 소통 191
4. 접속과 접촉 사이에서 201
3장. 지각의 매체화와 탈매체화 207
1. 지각의 재평가 207
2. 장치의 발전과 지각의 변화 213
3. 매체에 의한 지각의 확장과 축소 222
4. 지각의 탈매체화 230
4장. 탈문자적 사유와 간헐적 사유 239
1. 매체와 사유 방식의 변화 239
2. 기록 매체와 담론 체계 244
3. 이
“매체의 확장은
곧 인간의 확장이다”
매체와 인간의 공통된 운명을
읽어 내는 사유의 모험
변화의 소용돌이,
인공지능과의 공진화 시대
지난 몇 년간 우리는 이전에 경험할 수 없었던 많은 것을 경험했다. 매체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서 변화는 매우 극적으로 빠르게 진행되었다. 변이와 연속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변하는 경우도 허다했다. 한쪽에서는 전염병이 창궐하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인간을 대신해 거의 모든 자리에 등장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로 ‘메타버스’가 등장했고 이 새로운 공간에 대한 논의는 꽤 오랫동안 지속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윽고 인공지능, 챗GPT가 곧바로 논의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과거 디지털 매체가 그러했듯이, 인공지능이 모든 분야의 논제들을 집어삼키고 있다. 물론 철학도 예외는 아니다. 그 이전에도 인공지능에 대한 인문학적 담론들은 다수 존재했지만, 이 정도로 빠르게 ‘인공지능과의 공진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인공지능이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넘어, ‘지식’을 생산하고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 여겨졌던 예술 영역에서마저 이미 인공지능의 활약이 눈부시다.
이런 상태라면, 앞으로 또 어떤 변화들이 일어날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한 세기를 묶어서 뭔가를 이야기하는 것조차 무의미해질지 모른다. 매체를 둘러싼 상황도 마찬가지다. 디지털 매체가 ‘새로운 매체’로 논의된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벌써 ‘포스트 디지털’에 대한 논의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매체는 너무나도 빠른 속도로 ‘새로운 매체’에서 ‘오래된’ 또는 ‘낡은’ 매체가 된다. 그러나 매체의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낡은 매체가 되었다고 결코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더 나아가, 지금은 새로움과 낡음을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로 이 둘이 밀접하게 혼종화되고 있다. 낡음은 새로움의 내용이 되기도 하고, 또 새로운 매체의 주된 형식으로 등장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