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처음, 우리가 처음
이 책은 성장앨범과 육아일기를 겹쳐놓은 듯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생아 때부터 아이가 자라온 시간을 떠올리면 온갖 감정의 물결이 밀려오지요. 뿌듯함과 보람 이면에 그늘진 힘겨웠던 날들도 오롯하지만, 무엇보다 아이가 잘 자라준 것이 대견하고 고맙지요. 아쉬움도 남습니다. 당시에는 경황이 없어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 해주고 싶었으나 차마 전하지 못한 말들도 생각날 거예요. 이 책은 아이에게 특별했던 처음들을 한 장면 한 장면 짚어가며 엄마가 가슴 속에 담아 두었던 말을 풀어 놓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아이와 함께 보면 책에는 없는 이야기가 술술 나오게 됩니다. 그 이야기 속에서 엄마와 아이는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더 깊고 풍부한 교감을 나눌 수 있습니다. ‘처음’이라는 것이 아이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에게 처음인 일들이 실은 엄마에게도 처음이지 않았나요? 그러니 함께 겪어낸 그 시간을 이야기할 때, 네가 처음은 곧 우리가 처음입니다. 미래 또한 ‘우리가 처음’ 헤쳐 갈 날들입니다.
처음이라는 프레임으로 보는 삶
아이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신기하고 재미있는 곳입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아이는 오늘은 또 어떤 일이 생길지 기대하며 생기를 반짝입니다. 반면 어른들은 나이가 들수록 되풀이되는 일상을 지루해하곤 하지요. 어제 같은 오늘에 모든 것이 빛바랜 느낌일 때도 있고요, 관점과 프레임을 바꾸면 다르게 보입니다. 우리는 누구에게나 동일한 객관적 세계에서 살지만, 또한 저마다 자기 나름대로 구성한 세계에서 사는 것도 진실입니다. 처음이라는 프레임으로 세상과 삶을 보면 어떨까요? 예컨대 둘째를 낳았다면 처음 낳은 아이는 아니지만 처음으로 둘째를 낳은 것이기도 하지요. 수많은 24시간의 날들을 살았지만, 오늘은 여태껏 살아보지 못한 새로운 날입니다. 이렇게 처음이라는 프레임으로 세상과 삶을 바라보면 반짝거리는 것이 보이고 기분 좋은 설렘과 활력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모두 처음 사는 사람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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