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나리오 작가들이 꼽은 21세기 최고의 각본
2021 년 12월 미국의 한 단체에서 ‘21세 최고의 각본’을 선정했다. 단체의 이름은 WGA(Writer’s Guild of America, 미국작가조합이다. WGA는 미디어의 최전선인 미국 영화, TV, 라디오 등의 각본가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으로 2021년에는 특별히 2만 명에 달하는 조합원의 투표로 ‘21세 최고의 각본’ 101편을 추렸다. 여기에서 흥미롭게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4위를 했고, 3위는 할리우드에서 손꼽히는 각본가로 알려진 에린 소킨의 [소셜 네트위크]가, 2위는 독특한 영상미를 자랑하는 미셸 공드리 감독이 만든 [이터널 선샤인]이 차지했다. 쟁쟁한 작품을 제치고 1위에 오른 작품은 놀랍게도 코미디언 출신 감독의 장편영화 데뷔작이었는데, 다름 아닌 [겟 아웃]이었다.
미국이 낳고 한국이 키운 공포영화
조던 필 감독의 [겟 아웃]은 흑인 남자 주인공이 백인 여자 친구의 시골 저택을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공포영화다. 개봉 당시만 해도 인지도가 낮은 감독과 배우에다 인종차별이라는 지극히 미국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어서 한국에 소개될 계획이 없었으나 한 네티즌이 SNS에 올린 예고편이 조회수 370만 회를 넘는 등 큰 반향을 일으켜 국내 영화팬의 요청으로 영화가 ‘강제’ 개봉됐다. 개봉 뒤에는 입소문을 타며 흑인 감독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개봉 5일 만에 관객 100만 명, 최종 관객 200만 명을 돌파했다. 두 번째 영화 [어스]가 나왔을 때 조던 필은 영상을 통해 “[겟 아웃]은 미국이 낳고 한국이 키웠습니다”라고 인사했는데 실제로 미국을 제외한 [겟 아웃] 흥행 수익에서 한국은 2위 영국을 크게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감독 상세 해설, 스틸컷, 삭제 장면, 대체 결말까지
『겟 아웃 각본집』은 영화 [겟 아웃]의 컴패니언북이다. 원서의 부제인 “The Complete Annotated Screenplay”에 걸맞게 감독의 상세 해설만 40쪽이 넘게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