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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인물로 읽는 동남아 : 동남아시아의 어제와 오늘을 이끈 16인의 발자취
저자 강희정, 김종호, 이한우, 정정훈, 하정민, 현시내
출판사 한겨레출판
출판일 2024-10-31
정가 18,000원
ISBN 979117213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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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익숙한 동양의 낯선 인물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

1장 동남아시아 역사를 이끈 사람들

1. 디아스포라 지식인의 근대화 역정: 우롄테
전도유망한 식민지 장학생, 첫 번째 귀향|근대화 개혁에 나선 페낭의 젊은 의사|제국 통치기, 폐페스트-아편에 맞서 싸우다: 강희정

2. 근대를 추구한 치앙마이의 마지막 공주: 다라랏사미
치앙마이 공주에서 “라오 여자”로|인질이자 외교관이었던 다라랏사미의 삶|전통을 사랑했던 개혁 지도자: 현시내

3. 급진적 이상주의자, 참극의 주인공이 되다: 폴 포트
‘붉은 캄보디아’의 극단적 평등주의|크메르루주의 잔혹 행위와 대학살|예의 바르고 잘 웃던 상류층 소년|우익 친미 정권의 등장과 프놈펜 함락|소수 엘리트의 그릇된 신념이 낳은 비극: 하정민

4. 하노이의 옛 거리와 민중을 사랑한 화가: 부이쑤언파이
인도차이나 미술학교의 마지막 졸업생|주류 화단을 거부하고 자유로움을 추구하다|고난을 이겨낸 베트남의 얼굴: 이한우

5. 시대의 아픔을 함께한 반전 평화의 가르침: 틱낫한
틱낫한의 새로운 실험|참여 불교, 전쟁과 가난의 고통 속으로|망명지에서 펼친 반전 평화 운동|지금 여기에서 평화를: 하정민

6. 초대 헌법을 기초한 태국 민주주의의 상징: 쁘리디 파놈용
입헌 민주주의를 꿈꾸던 청년|혁명의 열기를 개혁의 동력으로|짜끄리 왕조의 섭정에서 망명자 신분으로|민주주의자로서의 삶, 되찾은 영광: 현시내

2장. 근대와 민주주의라는 갈림길

7. 인도네시아를 이끈 통합의 민족주의자: 수카르노
민족주의에 눈뜬 자바 청년|대중을 움직인 수카르노의 연설 정치|군부-공산당과 손잡고 강력한 독재 정치를 펼치다|군부 독재 종식과 메가와티 시대의 개막: 강희정

8. 식민 시대 마지막 화교 상인, 현대를 열다: 리콩치앤
동남아 화인 비즈니스 그룹의 후계자|거대 금융 기업 설립으로 정점에 서다|국민 국가 형성기, 등불이 된 리콩치앤의 삶: 김종호

9. 강소 도시 국가 싱가포르의
오늘날 동남아의 위대한 유산은 누가 만들었을까?

동남아시아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한국과 많이 닮아 있음을 알 수 있다. 동남아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식민 통치와 독립, 근대화와 민주주의 정착이라는 격동의 20세기를 경험했기 때문이다. 1장 ‘동남아시아 역사를 이끈 사람들’에서는 오늘날 동남아의 문화와 정신, 가치관 정립에 큰 영향을 끼친 대표적 인물들을 만나 본다.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최초로 입헌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한 나라다. 1932년 ‘인민당’ 혁명은 짜끄리 왕조의 절대 왕정을 종식하고 입헌 군주제와 내각제를 도입했는데, 이 혁명의 주역이 바로 ‘태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라 불리는 쁘리디 파놈용이다. 하지만 그는 공산주의자라는 비난과 왕의 암살에 연루되었다는 오명을 쓰기도 했다. 1933년, 내무부 장관이던 쁘리디는 특별위원회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는다. “프롤레타리아트 독재하에서 구사회의 세력과 전통에 맞서고 앞으로 등장할 새로운 부르주아지와 영원히 싸울 것인가?”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 프롤레타리아 독재뿐 아니라 어떤 계급의 독재도 싫다.” 위원회는 쁘리디가 공산주의자가 아니라고 인정했다.(80쪽

한평생 군부 독재에 반대했던 쁘리디와 달리, 캄보디아의 폴 포트는 히틀러와 스탈린에 버금가는 역사상 최악의 독재자이자 학살자로 평가받는다. 그는 급진적인 공산주의 정권인 ‘크메르루주’를 이끌었는데 ‘자급자족적인 농업 중심 유토피아’를 추구하며 극단적인 평등주의 정책을 실시했다. 그가 권력을 장악한 3년 9개월 동안(1975년 4월~1979년 1월 극악무도한 인권 침해와 대량 학살이 자행되었고 당시 캄보디아 총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200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역사는 이 참사를 ‘킬링 필드’라 부르며 폴 포트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는 감옥에 가지 않았고 가택 연금 상태로 지내다가 73세에 세상을 떠났다.(44쪽

베트남의 승려 틱낫한은 시대의 아픔과 함께하며 평화, 화합, 비폭력의 메시지를 설파했다. 불교의 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