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및 표 차례
머리말·감사의 글
서론: 이번 세기를 다시 시작할 방안
1부 무엇이 잘못됐나, 그리고 그 이유는?
01 경제적 대실망
02 경제 위기는 무형 자산 위기
03 무형 자산 위기
2부 달라진 경제 바로잡기
04 “과학과 유용한 기술의 진보”
05 금융 구조
06 도시가 더 잘 돌아가게 만들기
07 역기능적 경쟁 줄이기
결론: 다시 시작하는 미래
주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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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형 경제를 왜 리부트해야 하는가
우리는 경제가 어렵다는 이야기를 날마다 듣고 있다. 이런 상황은 반갑지 않지만 어쩌면 먹고사는 문제가 얼마나 중대한지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어떻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미래의 먹거리를 마련할 것인가? 전작인 《자본 없는 자본주의》에서 기계·건물·컴퓨터와 같은 유형 자산 위주의 경제는 가고 생각·지식·관계 중심의 무형 경제가 도래했다고 주장해 2017년 혁신적 경제학자에게 주는 인디고상(Indigo Prize을 공동 수상한 조너선 해스컬과 스티언 웨스틀레이크는, 《자본 없는 자본주의 리부트》를 통해 새로운 경제에 맞는 새로운 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영국 경제 정책 수립의 최전선에 선 저자들은 경험에 근거한 사례와 함께 무형 경제 시대의 제도적 해법을 제시한다.
이탈리아 시에나의 공회당에는 암부로조 로렌체티가 그린 벽화 〈좋은 제도가 시에나 일대에 미친 영향(Effetti del Buon Governo in Citta e in Campagna〉이 있다. 로렌체티가 이 그림을 그릴 때 시에나 경제는 눈부시게 번영하고 있었지만 그 빛은 프레스코화 물감이 채 마르기도 전에 바래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제도가 경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때문으로, 지금은 벽화만이 남아 시에나의 흘러간 황금기를 증언하고 있다. 저자들이 이 그림으로 입증하려는 바는 경제 발전은 신기술뿐만 아니라 거기에 맞는 제도도 갖추었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이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의 경제적 대실망은, 경제는 무형 자산화하는데 제도가 뒷받침하지 못해 무형 자산 투자가 둔화했기 때문이라고 저자들은 진단한다. 무형 경제를 향한 변화는 나무통 속의 포도즙이 와인이 되는 과정과 같다. 포도즙의 당분을 효모균이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로 다 분해하고 나면 더 이상 포도즙이 아니다. 마찬가지로 무형 자산 증가로 변화한 경제는 예전의 경제가 아니다. 아무리 간절히 빌어도 와인병 안에서 발효가 일어나지 않듯, 부흥을 꿈꾸며 철 지난 제도를 열심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