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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다시 조선으로 : 해방된 조국, 돌아온 자들과 무너진 공동체
저자 이연식
출판사 역사비평사
출판일 2024-10-31
정가 19,800원
ISBN 97889769658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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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해방 조선의 민낯
여자 경찰대 발족, 귀환 부녀자들의 매음굴 소탕 작전
공창 폐지 후 더욱 늘어난 사창, 그 뒷배의 실체
부둣가의 새 범죄자, 밀가루와 석탄 창고를 턴 고사리손
어느새 사라진 귀환자 수용소의 비상식량과 약품들
경찰 트럭에 실려 내버려진 사람들
자릿세 협박에 노점상마저도 언감생심
아사와 동사, 곁눈질마저 거둔 빙설氷雪 같은 동포애

2장 해방 후에도 이어진 지독한 인연
돌아가는 일본인과 돌아오는 조선인
전례 없는 인구이동과 대혼란
전재민이란 낙인, 인재人才인가 인재人災인가
강물 위를 걸어가는 도인의 숨겨진 과거
도쿄 태생 아씨의 ‘낙향’
험난하기 그지없던 탄광 갱부들의 ‘귀향’
조선총독부의 ‘음험한’ 프로젝트
뜻하지 않은 양 민족의 불편한 동거
낯부끄러운 태세 전환

3장 탐욕과 죄악의 판도라 상자, 적산가옥과 고급 요정
미군정,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더라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운 미군정의 위기관리
‘모리배’와 ‘간상배’, 드디어 날개를 달다
해방군의 선물, 포르노와 극한의 도파민
명월관의 도색영화 상영, 마침내 분노의 쓰나미를 부르다
도색 야회의 현장에서 덜미를 잡힌 수도경찰청장
요정 개방을 꺼리는 ‘모리배’와 ‘간상배’의 실체
만악의 근원, 요정과 유곽을 당장 집 없는 자에게 개방하라

4장 해방 조선에서 출세를 하려면
백제 왕궁터에서 태어난 초대 서울시장의 황금 인맥
영어 선생님이 서울시장으로 발탁된 사연
백주 대낮에 유괴당한 전임 시장님의 청파동 조카딸
퇴임 후에야 드러난 서울시장의 두 얼굴
‘복마전’이 된 서울시를 샅샅이 뒤진 검찰 수사진
청파동 ‘적산가옥’의 미스터리
경성 시대 고급 주택단지에서 쏟아져 나온 급매물
용산 일대에 새겨진 역사의 편린들

5장 비정하기만 했던 나의 조국, 조선
숨 가쁘게 휘몰아치는 사건 사고
미뤄지는 요정개방과 알 수 없는 당국의 해명
해방 공간의 고난도 퍼즐 게임
경성 미쓰코시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사이에 가

이 책의 특징: 『조선을 떠나며』의 자매편

이 책은 2012년 역사비평사에서 출간해 큰 반향을 일으킨 『조선을 떠나며』의 자매편으로 기획되었다. ‘1945년 패전을 맞은 일본인들의 최후’라는 부제를 가졌던 전작과는 반대로, 이번에는 조선에서 해외로 강제 동원되었거나 거류했던 사람들이 ‘다시 조선으로’ 돌아오고 생존하는 이야기다. 이른바 귀환자들이 해방된 조국으로 귀환하고 정착하는 과정에서 마주한 조국의 거친 현실은 참으로 엄혹한 것이었다. 지은이 이연식은 해방 조선의 민낯과 비정한 사회 분위기에 대해 당시 자료를 바탕으로 30여 개의 에피소드 속에서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또한 이 책은 기획과 집필의 연속성과 참신함을 인정받아 <2024년 경기도 우수출판물 제작지원 사업 선정작>에 뽑히기도 했다.

해방 조선의 민낯과 비정한 조국
그 속에서 역(逆 디아스포라의 서사를 펼치다

디아스포라(Diaspora는 “본토를 떠나 타국에서 살아가는 공동체 집단, 혹은 이주 그 자체”를 뜻한다. 한마디로 “타국 살이”, “타국으로의 이주”다. 반면 이번 『다시 조선으로』에서 지은이가 향하는 시선은 바로 그 타국 살이를 끝내고 원래의 본토로 돌아가는 자들의 행로와 마음을 향한다. 이른바 ‘역 디아스포라(reverse diaspora’의 드라마다. 거기에 조국이라는 미명의 공동체가 있었으나, 동시에 그곳은 싸움질만 하는 아수라, 제 욕심만 부리는 아귀, 못된 악업만 쌓는 축생들의 도가니이기도 했다. 해방 직후 약 1,600만 명이 살던 남한, 불과 1~2년 만에 약 100만 명의 일본인이 돌아가고, 약 250만 명의 귀환자와 초기 월남인이 유입되었으니, 이것만으로 이미 엄청난 변화였다. 따라서 아직 공동체로서의 틀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해방된 조국’은 지독한 사회적 모순만 드러내고 말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지구 곳곳에서는 돌아오고 돌아가는 사람들의 ‘쌍방향’ 이동이 약간의 시차를 두고 동시다발로 나타났다. 즉 어느 곳이든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