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증보판에 부쳐
들어가며(초판
제1부 강남 개발이 시작되다
1. 개발 이전의 강남
‘강남’이란 지명이 생소했던 시절│강남 개발 시대가 임박하다│서울에 편입된 잠재력 넘치는 땅│초창기의 설익은 꿈들│강남의 ‘대지주’였던 가톨릭 서울대교구
2. 자동차 시대를 예비하다
경부고속도로가 깔리다│그린벨트 제도가 만들어지다│강남의 첫 번째 다리: 제3한강교│고속버스터미널이 자리 잡다
3. 강남을 만든 수방 사업
을축년 대홍수와 이어지는 수해│한강 남쪽 강변을 정비하다│황금알을 낳는 거위: 공유수면매립과 택지 조성│아파트 지구가 만들어지다
4. 강남 건설
커지는 개발 규모│허허벌판에 도로가 깔리다│더 많은 다리가 이어지다│강남구의 탄생│아파트 시대가 시작되다│아파트 재벌들의 흥망│강남으로 모여드는 국가기관│대형 병원의 메카가 되기까지│교회와 성당 이야기│진짜 강남의 시작: 반포 주공아파트 1단지
5. 8학군의 신화
강남으로 모여드는 명문 학교들│자의 반 타의 반│명문 학교들의 개척 시대│신생 학교들의 굴기│사교육 1번지 대치동 소사(小史
6. 개발 초기의 풍경
초기 강남의 랜드마크들│초창기 강남을 노래하다│초기 거주자의 증언
제2부 더, 더 커지는 강남
7.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그리고 잠실
개발 이전의 잠실│잠실 개발이 시작되다│지하철 2호선, 강남을 관통하다│아시안게임과 올림픽│잠실야구장과 주경기장│한강종합개발│예술의전당 이야기│코엑스 이야기│아시아선수촌아파트│강남 3구의 탄생│올림픽선수촌아파트│롯데월드의 탄생│지하철 3호선, 남북을 관통하다
8. 소비 특별시 강남
강남의 첫 핫플레이스: 방배동 카페골목│갈빗집과 패스트푸드점│백화점 기업들의 요람│강남의 길거리 캐스팅과 연예 기획사│외국 설계 회사들의 지배
9. 더, 더 커지는 강남
괴인 정태수, 수서 개발을 준비하다│수서 임대아파트 단지의 그늘│분당 신도시 건설
10. 강남의 부촌들
강남의 첫 번째 부촌: 압구정동│강남의 또 다른 얼굴: 서
현대사를 증언하는 강남 개발의 역사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는 형제 중 공부 잘하는 아들이 있으면 온 집안이 그를 위해 희생을 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지역으로 치면 아마 강남이 그런 ‘잘난 아들’에 해당할 것이다. 누가 뭐라고 해도 명문 학교와 국가기관이 옮겨갔고 각종 특혜가 퍼부어졌기에 지금의 강남이 존재할 수 있었다. 강남에는 한국 현대사를 관통했던 꿈틀대는 힘과 욕망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 책은 새로운 화해의 시대를 예감하며 여유로운 시선으로, 질시와 지탄의 강박을 벗고서 숨 가쁘게 달려온 강남 개발의 역사를 돌아본다. 강남은 한국 현대사의 얼굴이다. 강남을 안다는 것은 한국 현대사를 안다는 것과 같다.
사람들로 미어터지는 서울, 어디를 개발할 것인가?
1960년대에 서울은 전국에서 몰려든 사람들로 포화 상태였다. 인구 급증은 주택난 등 각종 도시문제를 낳았는데, 특히 수도 방위 차원에서 심각한 안보 문제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휴전선에서 불과 40킬로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강북에 지나치게 많은 인구와 중요 시설이 집중되는 형세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박정희 정권은 서울의 도심 기능을 분산시켜 안보상의 부담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그렇다면 어디를 개발할 것인가? 만약 우리나라가 분단국가가 아니었다면 국토의 전통적인 중심축인 서울-개성-평양 축에 있는 은평, 고양, 파주 쪽이 서울의 다른 지역보다 훨씬 먼저 개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국전쟁 당시 한강을 건너지 못한 100만 명가량의 시민이 공산 치하에 남겨져 고초를 당한 기억이 아직 생생하던 때였고 1960년대 후반은 푸에블로호 납치 사건, 김신조 일당의 청와대 습격 사건 등이 연이어 터지던 시기였다. 결국 박정희 정권은 한강 남쪽, 강남으로 눈을 돌렸다.
아직 ‘강남’이란 말조차 생소했던 시절
1963년 이전까지 오늘날 우리가 ‘강남’이라 부르는 곳은 경기도 광주군과 시흥군에 속한, 논밭이 대부분이고 달구지나 지나다니는 소로(小路들로 마을과 마을이 이어진 전형적인 농촌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