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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사각사각 - 스토리블랙 3
저자 김정신
출판사 웅진주니어
출판일 2022-07-27
정가 11,500원
ISBN 9788901263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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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밤의 소리
4. 백 항아리
5. 벽장
6. 쥐 떼
7. 의식
8. 가족
9. 흰쥐들
10. 탈출
11. 그날, 이후
“아! 저 집이요? 정말 운이 좋으시네요!”
서로의 상처를 보지 못하는 가족에게 다가온 행운의 실체는?

영재네 가족이 이사 간 집은 지어진 지 사십 년을 훌쩍 넘긴 이층집이었다. 큰 대로변 고층 빌딩 맞은편에 이런 집이 있다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세월의 무게가 느껴지는 집. 영재 아빠는 투자에 실패하는 바람에 빚을 갚느라 살던 집을 팔고, 거나하게 취한 술에 의지해 이층집을 계약했다. 영재 엄마는 사십 년 된 낡은 집으로 이사 오면서도 이탈리아 직수입 의자만은 포기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사람들의 부러움과 질투는 곧 엄마에게 숨과 같은 것이었으니, 네 살 영재가 구구단을 외우고 다섯 살에 미국인과 대화를 하며 영재 기를 내뿜던 시절에 엄마에게 영재는 그 어떤 고급 가구보다 소중한 존재였을 것이다. 학교 주관 미술 대회를 망치고 시험지에 오(ㅇ보다 엑스(X가 많아질 무렵, 급기야 엄마는 영재를 엑스로 지칭했다.

“난 이제 영재가 아니라 엑스야…….”

영재는 손가락 끄트머리에 피가 맺힐 때까지 손톱을 잘근잘근 씹으며 긴장과 부담의 무게를 견뎌 간다.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지만, 서로에 대한 불신과 상처로 점철된 이들 셋에게 이층집은 어떤 시간을 허락할까? 계약 파기 시 계약금의 열 배 보상, 잠겨 있는 벽장 출입 금지, 계단에 있는 백항아리에 매일 쌀을 넣을 것. 다소 황당하고 영문 모를 서약들이 품고 있는 비밀은 무엇일까?

“결국 그 아이가 사람들을 구했네. 특별한 아이가 맞았어.”
자연과 인간,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공존의 의미와 가치를 되짚는 이야기

영재는 머리와 몸통의 반이 잘려 흉측하게 죽은 시궁쥐를 흙에 묻고 안녕을 빌어 줄 줄 아는 아이였다.

“언젠가 다시 태어나서 이 잔디에서 마음껏 놀아.”

무턱대고 쥐약부터 찾는 영재 엄마와는 달랐다. 영재 엄마에게 쥐는 사람 사는 곳에 범접할 수 없는 불결한 미물이었지만, 영재에겐 자연의 일부였다. 이사 계약서에 적힌 서약, 백항아리에 쌀을 매일 넣는 문제에 대해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