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화로운 색채와 리듬감 있는 이미지를
작가만의 따스한 시선으로 고스란히 담아 낸 그림책
곽수진은 오랜 시간 탐구해 온 동양화를 바탕으로 그만의 작품 스타일을 완성해 영국과 이탈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해 온 작가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도 붓 터치가 느껴지는 듯한 생생한 질감 표현과 진한 채도의 곽수진표 색감을 통해 밀도 있는 그림을 보여 주었다. 이러한 그림을 장면 하나하나 뜯어보며 세밀한 묘사를 찾아보는 것도 『유령은 이사 중!』을 재미있게 감상하는 방법으로 추천할 만하다. 특히 이 책에서는 다양한 인종의 어린이들부터 생쥐, 부엉이, 박쥐, 물고기, 강아지, 고양이 등 작은 존재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작가는 그들을 하나하나 애정을 가지고 각자의 개성을 담아 표현했다.
평소 곽수진 작가의 작품을 따라 읽어 온 독자라면 전작 『고양이는 이사 중!』과의 연결성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고양이는 이사 중!』은 2023년 12월 출간된 이후 두 달 만에 증쇄를 진행하고, 중국어 판권이 계약되었으며, 여러 기관의 요청으로 빅북과 오디오북이 제작되는 등 많은 독자에게 뜨거운 호응을 받은 작품이다. 『유령은 이사 중!』의 결말부에서 유령과 만나게 되는 고양이 네 마리와 액자 속 사진, 유골함의 이름을 보며 독자들은 이 책의 주인공인 겁쟁이 유령이 『고양이는 이사 중!』의 길고양이 ‘이고양’과 동일한 화자임을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곁을 떠난 소중한 존재를 다시 만날 수 있는 1년 중 단 하루,
10월의 마지막 날을 기다리며 읽는 『유령은 이사 중!』
매해 10월의 마지막 주면 4~6세의 유아동은 핼러윈 데이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의 문화행사로 처음 접하게 된다. 핼러윈 데이는 10월 31일에 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어린이들이 “트릭 오어 트릿”을 외치며 간식을 얻는 날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크리스마스이브처럼 그리스도교 축일인 11월 1일 만성절 전날을 의미한다. 만성절은 그리스도교의 모든 성인을 위한 축일이자, 먼저 숨을 거둔 이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