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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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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로 된 책 - 격포 채석강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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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한 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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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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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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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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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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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달린 나뭇잎
안녕,다람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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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엄마야?
바느질하는 귀뚜라미
벽과 길
버드나무
집 잃은 까치
마라와 해라
『생각 많은 아이』는 어린이들의 상상과 꿈의 세상을 간추려주는 멋진 차림상이다.
입시열풍이 초등학교 교실에까지 떼를 지어 달려드는 요즘, 아이들이 스스로 해내는 생각보다는 어른들의 생각이 훨씬 더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생각이 많은 아이들은 몸도 바쁘다. 생각이 많은 만큼 움직일 공간도 넓고 크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들은 그렇게 넓은 하늘에 가지를 무수하게 뻗어가는 나무, 저 깊은 대지에 단단히 뿌리내리는 나무와 같다.
그런데 그 하늘과 대지가 갈수록 척박해 가고 있다. 이럴 때, 쓰는 처방은 생각이 많아지는 요술 약, 혹은 생각을 키우는 상상의 레시피, 차림상이다.
유은경시인은 바로 이 차림상의 요리사다.
어린이들의 상상의 감각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솜씨 좋은 요리사가 잠든 미각을 자극해, 맛의 감흥을 깨우듯 그도 어린이들에게 숨어있는 상상의 감각을 툭툭 건드려서 들춰내고 있다.
그의 동시 몇 편을 살펴보자
- 갉아먹은 배추에게 미안하면서도, 그 갉힌 자국으로 건강한 배추로 보여 진다는 말로 고마움을 전하는 「별걸 다 기억하는 배추흰나비」
- 잘난 녀석, 못난 녀석 서로 기대서 서로가 제 역할을 하는 흐뭇한 이야기 「포도」
- 피아노, 보습, 바둑학원으로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는, 아이들의 고단한 하루 풍경 이 고스란히 담긴 「가방부자」
- 늘 무엇이 만들어지는 대상이었던 흙이 스스로 무엇인가로 변하려 한다는 생각을 끄집어낸 「만들기 시간」
- 고단한 노동자 아빠의 일상이 아이들의 소리로 밝아지는 이야기「아빠의 꿈」
-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는 친구 이야기 「기영이」
- 넘어지면서 자꾸 넘어지면서 무엇인가를 배우게 된다는「자전거 처음 탄 날」
- 혼자 있는 집, 냉장고 안에 놓인 감자에서 싹이나 천정을 뚫고 하늘로 올라가는 상상. 「감자에 싹이 나서」
이렇듯, 유은경 동시집 『생각 많은 아이』는 상상의 압점을 자극하며, 주눅 들거나 잠시 아픈 현재에 너무 얽매이지 않고, 그 아픔을 이겨냈을 때 느끼는 밝은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