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무지에 주목해야 하는가?
새로운 지식은 새로운 무지를 낳는다!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이 전하는 인류의 빛과 어둠에 대한 지적 여정
무지는 전염병에서 전쟁과 기근, 제국의 붕괴에서 금융 시스템의 붕괴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것에 영향을 미쳤으며, 인류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무지는 대중의 지식 부재가 원인인 것도 있지만, 지배 계급이 대중을 통제하거나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일부 정보를 의도적으로 숨기거나 왜곡한 사례도 수없이 많다. 또한 지식이 기술적·경제적·사회적 자원의 한계로 인해 제한되었던 역사적 상황도 존재한다. 피터 버크는 이와 관련해 풍부한 사례를 들며 지적 여정을 진행해 간다.
1부에서는 무지의 개념 정의와 무지에 대한 연구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살펴보고, 종교와 과학, 지리학에서는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2부에서는 전쟁, 비즈니스, 정치를 비롯해 환경, 기후, 산업 전반에서 과거부터 현재까지 발생한 무지의 근본적인 역할과 결과에 초점을 맞춘다.
무지의 생생한 사례는 질병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다. 1348년부터 1349년까지 아시아와 유럽에서 발생한 페스트, 1520년대 중남미에서 발생한 천연두, 17세기 페스트의 재유행, 19세기 유럽의 콜레라, 1918년 전 세계로 확산된 스페인 독감을 비롯해 최근의 코로나바이러스까지 팬데믹의 발생에 의사들은 원인과 전염 방식, 전염 예방, 환자 치료에 모두 무지했다. 과거에는 전염이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두려움이 배가되었다. 발병 원인의 주요 이론 중 하나는 사람들의 죄를 벌하기 위해 신이 내린 재앙이라는 것이었다. 이에 당시 유럽인들은 신앙으로 전염병에 대응했다. 사람들은 하나님의 분노를 달래기 위해 행진을 벌였으며, 때로는 회개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몸에 채찍질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혼잡한 교회나 거리 행진은 신체 접촉을 통해 전염병이 퍼질 가능성을 높였다. 이러한 무지는 이후에도 이어져 천연두 예방 접종은 18세기 유럽에서 받아들여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