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달리고 도망쳐!”
가끔은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은 십 대를 위한
조예은 작가의 응원과 위로!
청소년기는 예민하고 혼란스러운 시기다. 마치 수영을 할 줄 모르는데 높은 다이빙대에 선 것 같은 압박감이 엄습한다. 사실 정해지지 않은 미래는 열린 가능성이라기보다 막막한 두려움에 더 가깝다. 이런 상황에 압도되지 않으려면 자신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넣을 게 아니라 오히려 길을 만들어 달리고 도망쳐야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이제미는 엄마 아빠의 불화로 온기를 잃어버린 집과 가능성이라고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미래에서 도망치고 싶다. 하지만 그 방법이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혹은 춥거나 아파야 한다면 선택이 망설여진다. 그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선택지가 생긴다. 엄마 아빠가 크게 다툰 날 집을 나와 학교 별관 생물실에서 잠들었다가 다른 세계 붉은 생물실로 건너가 괴물에게 잡아먹힐 뻔한다. 그날은 얼떨결에 현실 세계로 돌아왔지만 다시 붉은 생물실로 돌아가 괴물에게 잡아먹히면 스스로 뭘 하지 않아도 완벽한 엔딩을 맞을 수 있다.
그리하여 이제미는 데뷔 조에서 떨어진 아이돌 연습생 이환희와 학교 폭력 피해자 정수림과 함께 보름달이 뜨는 날 다른 세계로 떠나는 모임 ‘초승달 엔딩 클럽’을 만들게 된다. 세 아이들은 여러 변수와 흔들림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이 보이지 않는 각자의 문제를 안고 함께 다른 세계로 건너간다. 하지만 입을 벌리고 달려드는 괴물과 마주한 순간 아이들은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이런 엔딩이 아니었음을 깨닫는다. 아이들은 죽을힘을 다해 도망쳐 현실로 돌아온다. 그러자 변하지 않을 것 같았던 각자의 상황에 뜻밖의 변화가 생겨 난다.
“있는 힘껏 안아 주는 거야!
포르말린 막 너머로 우리가 닿을 수 있게.”
죽으려고 찾아간 괴물을 구하려는 아이들
조예은 작가가 선사하는 따스한 연대와 구원
이제미는 현실로 돌아온 후에도 여전히 붉은 생물실에 남겨진 괴물을 떠올린다. 텅 빈 생물실을 홀로 배회하는 괴물이 마치 아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