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 사생활99〉 _경상남도 김해 _로봇청소기의 김해 마실
버스를 기다리던 객은 혼자 돌아다니는 로봇 청소기와 마주친다.
원하는 대로 시내 정류장에 내려주고 말 생각이었지만,
이 동그란 친구가 퍽 흥미로워 보여
동네 마실에 동참해보기로 한다.
어느 날 로봇청소기가 말을 건다면 어떨까요?
그것도 집이 아닌 길거리에서, 버스를 태워 달라고 로봇청소기가 말을 건다면요?
인간 시대의 끝이 정말로 도래해버린 걸까요?
알 수 없는 사연을 가진 이 로봇청소기는 세상 구경을 하고 싶어합니다.
버스정류장에서 로봇청소기를 만난 ‘선생’은 수로왕비릉, 국립 김해 박물관, 연지공원 등
김해의 유명 장소들을 함께 다니며 소개해주지요. 김해의 역사가 녹아 있는 이곳저곳을 다니며
둘은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변해가는 세상사를 논하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집에 있어야 할 로봇청소기가 어쩌다 바깥에 나와 떠돌게 되었는지 그 내막도 밝혀지게 됩니다.
[화분], [묘목이야기]등의 작품을 연재하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게 된 존재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는 101진수 작가님은 이번에는 집 안의 가전제품이 집 밖을 여행한다는 이야기로
독특한 상상력을 보여줍니다. 쉽게 버리고 쉽게 사는 요즘 세상에서, ‘나에게 다가와 꽃이
되는’ 물건들의 이야기를 다룬 101진수 작가님의 〈로봇청소기의 김해 마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