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완역본으로 읽는 고전, 마리 교양 02
지금 언어로 만나는, 그리스 철학의 정수이자
최고의 산문 문학 《파이돈》
고대 그리스 아테나이 법정에서 소크라테스가 사형선고를 받고 사형이 집행되기까지는 한 달가량이 걸렸다. 아테나이 사람들은 영웅 테세우스가 크레타의 반인반수 미노타우로스에게서 14인의 남녀를 구한 일을 기념해 매년 델로스에 사절단을 파견했다. 그 기간 동안은 사형 집행을 금했기 때문에 소크라테스의 사형 집행도 늦어졌던 것이다. 델로스에 사절단으로 파견된 배가 그리스에 도착하고 소크라테스는 다음 날 사형을 당한다.
플라톤 대화편의 하나인 《파이돈》은 소크라테스가 사형을 당하기 직전에 파이돈을 비롯한 젊은이들과 나눈 대화를 담고 있다. 이 대화편의 화자는 파이돈이다. 엘리스 출신으로 아테나이에 노예로 팔려왔다가 해방되어 소크라테스의 헌신적인 제자가 된다. 파이돈은 소크라테스의 임종을 지켜보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펠로폰네소스반도의 플레이우스에 들른다. 그때 에케크라테스의 요청으로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고 죽을 때 무슨 말이 오갔고, 이를 지켜보던 동료들의 심경이 어땠는지를 상세히 들려준다. 이 책은 액자식 구성으로 파이돈과 에케크라테스가 대화를 나누고 도중에 소크라테스와 심미아스, 케베스가 끼어드는 형태다.
플라톤은 ‘플라톤의 대화편’이라고 일컬어지는 25편의 저작을 남겼다. 《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이 초기 작품이라면, 《파이돈》은 중기 작품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위대한 철학자 플라톤이 정리한 소크라테스 철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저작들인 것이다. 그중 《소크라테스의 변론·크리톤》과 《파이돈》은 소크라테스가 재판정에 서고 이후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를 각각 다른 화자가 생생하게 전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소크라테스의 변론》은 소크라테스가 아테나이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들 앞에서 자신의 죄목을 반박하며 변론하는 내용이고, 《크리톤》은 친구 크리톤의 탈옥 권유에 반대하는 소크라테스의 논변을 담고 있다. 그리고 이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