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신여성》과 신여성―100년 전 그 언니들에게 말 걸기
1장. 모던걸이 온다
새로운 신분의 등장
모던하게 보이기
도회 문명을 향유하다
모던걸과 ‘못된 걸’
2장. 신여성 수난사
근대의 새로운 스타
색상자, 소문을 쫓아라
관음하는 미행자 은파리
신여성에 관한 우스개
사전과 어록, 정당화된 상징폭력
참을 수 없는 존재의 불온함
덧붙이는 글 1: 《신여성》의 어록, 십계명
3장. 문제적 기호, ‘여학생’
‘여학생’의 탄생
여성교육 속 ‘맨스플레인’
소녀를 보호하라
규율과 감시, 단속되는 몸
상상된 학교, 핍진한 현실
‘데마’를 뚫고 나아가라
덧붙이는 글 2: 1920년대 실제 여학생 수는 얼마나 되었을까?
덧붙이는 글 3: 왜 여학생 중에는 영어 이름이 많을까?
4장. 대중문화의 첨병이 되다
대중문화와 조우하다
여성팬, 그녀들이 위험하다
열망과 절망 사이에서 대중문화 즐기기
덧붙이는 글 4: 1927년 어느 봄날, 영화관을 찾은 ‘극다광 구보씨의 일일’
5장. 은밀한, 그리고 폭로된 성(性
연애가 유행인 시대
성욕을 인정하라
제2부인, 경계에서 출현하다
6장. 과학, 또다시 어머니를 만들다
지금은 과학의 시대
여성과 모성의 새로운 결속
신여성의 과학적인 어머니 노릇
막힌 출구, 어머니
덧붙이는 글 5: 봉근이는 어미의 손으로 죽였습니다
7장. 슈퍼우먼의 탄생
어쨌든 직업을 가져야 한다
직업부인의 공공성 문제
다시, 집으로…
날아라, 슈퍼우먼
부록. 《신여성》을 펼치다
《신여성》의 구성
《신여성》의 인쇄와 유통
100년 전 경성 거리를 진동케 한
불온하고 새로운 신분, ‘신여성’의 등장
여름이 다가오면 흰 구두와 양산을 사고, 주말이 되면 해수욕과 벚꽃 놀이를 즐긴다. 머리는 구부리거나 짧게 자르고 가끔은 테니스와 골프도 친다. 좋아하는 배우의 브로마이드를 사 모으거나 자유로운 데이트를 즐긴다. 놀랍게도 이는 지금이 아닌, 당대 신여성의 일과를 묘사한 것이다. X세대, MZ세대 등 유구한 역사를 가진 현재의 세대론처럼, ‘신’ 세력들은 남들과 다르게 차려입고, 다르게 소비하고, 다르게 향유함으로써 ‘구’ 세력과 자기 자신들을 구분하며 등장한다. 이 책은 신여성이 어떠한 전략을 통해 근대 조선의 공적영역에 침입했으며, 새로운 존재 양식을 통해 자리를 보전하고자 했는지 당대의 잡지, 신문, 사진 자료 등을 통해 충실히 살펴본다.
1장 ‘모던걸의 등장’에서는 새로운 외양을 장착하고 도시 문화를 향유함으로써 수면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신여성의 존재감을 감지한다. 시스루, 단발 등 서양에서 수입한 옷차림과 머리 모양을 하고 ‘데-파트(백화점’를 쏘다니는 신여성의 ‘모던하게 보이기’ 전략은 단숨에 그들을 근대의 스타로 만들었다. 이 장은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던 신여성의 상징적인 외양부터, 신여성이 즐겨 먹던 호떡, 군고구마 등의 군것질거리, 근교 나들이와 스포츠 취미 등 잘 알려지지 않았던 생활양식까지 상세히 담고 있다. 4장 ‘대중문화의 첨병이 되다’에서는 유행가, 영화 등 당대 폭발적으로 유입되었던 대중문화에 대해 어떤 집단보다 먼저 수용자와 생산자가 되기를 자임하면서, 자기들만의 문화를 쌓아나가던 신여성의 적극성을 보여준다. 5장 ‘은밀한, 그리고 폭로된 성’에서는 변화하는 시대의 요구에 맞춰 자유로운 연애와 성에 대한 욕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던 신여성의 행보가 눈에 띈다. 당대 뜨거운 논란거리였던 신여성의 ‘동성애’ 문제부터 불륜을 일삼는 ‘제2부인’ 문제까지 그들의 도발적인 욕망이 드러난다. 화려하게 꽃 피웠던 당대 신여성들의 문화양식을 생생한 자료를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