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이성의 끈을 꼭 붙든 영웅들
[들어가며] 멍청한 결정으로부터 우리를 구하는 방법
1부 논리가 부재하는 세상
1장 부적절한 명제가 낳은 부적절한 결론: 삼단논법이 우리를 한 방 먹이는 법
2장 불합리성 앞에 서다: 잘못으로 향하게 만드는 논리적 오류들
3장 가당찮은 추론: 광고와 사기꾼에게 속는 사람들
2부 진실은 단순하지 않다
4장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산다: 비타민C 만능설과 바이러스 감염, 독일의 패전
5장 아니 땐 굴뚝에 나는 연기: 백신에 대한 막연한 공포
6장 야수의 본질: 피부색을 둘러싼 차별과 혐오
7장 미끼와 바꿔치기 전략: 다윈의 진화론과 대마초 합법화
3부 마음의 조작
8장 슈뢰딩거의 빈 라덴: 꺼지지 않는 사이비 신앙과 기후위기 부정론
9장 기억은 환상일 뿐: 목격자의 왜곡된 증언
10장 감각에 의지하지 말 것: 왜곡되는 인간의 지각 능력
11장 믿고 싶은 것을 믿는 마음: MBTI와 대체의학의 유사점
4부 거짓말, 빌어먹을 거짓말, 그리고 통계
12장 확률을 마주치다: 통계의 위험성
13장 신호를 바꾸다: 실리콘밸리 최대의 사기극
14장 숫자는 클수록 좋은 법: 자연치유와 동종요법의 여전한 인기
5부 대환장 뉴스
15장 중립 지키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 트럼프의 거짓말과 탈진실 정치
16장 편향된 목소리: 보고 싶은 것만 가득한 SNS와 알고리즘
17장 가짜여도 좋아: 가짜뉴스와 탈진실의 시대
18장 나쁜 인플루언서: 이익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들
6부 어둠을 밝히는 촛불
19장 과학의 경계선: 무엇이 과학이고 무엇이 아닌가
20장 화물 신앙의 출현: 과학의 옷을 걸친 유사 과학들
21장 건강한 회의주의: 왜 음모론은 끈질기게 살아남는가
[나가며] 세상이 불탄다면 우리도 그럴 것이다
[감사의 글]
[참고문헌]
[찾아보기]
왜 합리적 인류는 때때로 멍청해지는가?
흑역사를 만들어온 인류의 논리적 오류들 대공개
크고 뛰어난 뇌를 가진 인류는 흔히 ‘만물의 영장’이라 불린다. 호모 사피엔스가 독보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사고하고 반성하며 추론하는 능력이 어느 종보다 뛰어나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런 뇌를 가졌는데도 우리는 수많은 실수와 잘못을 반복한다는 사실이다. 생명체 가운데 가장 합리적이라 일컬어지는 인류는 왜 때때로 멍청해지는가?
주변을 파악하는 인간의 능력과 끝 모르는 호기심은 분명 오늘날의 문명을 탄생시키는 데 지대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 뛰어난 본능 때문에 인간은 종종 잘못된 판단을 내린다. 무작위로 일어나는 사건들 사이에서 패턴을 찾거나 자신이 관찰한 결과만을 토대로 추론하는 것이다. 예컨대 복권 속 숫자는 똑같은 확률로 나오지만 이를 수긍하기는 대체로 어렵다. 동전을 스무 번 던질 때 매번 앞면이 나올 확률은 정확히 50퍼센트이지만 스무 번 모두 앞면이 나왔다면 스물한 번째에는 뒷면이 나오리라고 기대한다. 이를 ‘도박사의 오류’라고 부른다.
정치적 상황도 사고에 영향을 끼친다. 1950년대 중국의 공산당은 참새를 ‘프롤레타리아를 착취하며 기생하는 부르주아의 상징’으로 여기고 중국에서 박멸시킨다. 유일한 천적이던 참새가 없어지자 대륙에는 메뚜기 떼가 들끓었고, 그 결과 1959년부터 3년 동안 대기근이 찾아왔다. 과학자 정저쉰 등이 이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마오쩌둥은 오히려 그에게 ‘권위적 반동분자’라며 사상재교육과 강제노동형을 선고했다. 마오쩌둥은 ‘뭔가 해야 한다. → 이것이 바로 그 일이다. → 그러므로 이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라는 정치적 삼단논법에 갇혀 수천만 명을 아사시키는 비극을 초래했다. 만약 마오쩌둥이 정저쉰의 말에 귀를 기울여 자신의 오류를 발견했다면 이런 치명적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인류가 탄생한 이래 지금까지 일어난 논리적 흑역사들을 탐색한다. 이미 시체가 되었으나 변론할 수 없다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