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8
1장 뮤저트에 담긴 나의 음악 이야기
시벨리우스 ‘가문비나무’ & 초콜릿 브라우니 13
거쉰 ‘안아 주고 싶은 당신’ & 자몽 에이드 16
차이코프스키 ‘어디로 가버렸는가, 내 젊음의 찬란한 날들은’ & 비엔나커피 19
정애련 ‘녹턴’ & 콜드브루 티라미수 22
알마 도이처 ‘신데렐라’ & 딸기 크루아상 26
쇼팽 ‘빗방울 전주곡’ & 로즈마리 허브티 31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K. 331’ & 무지개 롤 케이크 34
슈베르트 ‘세레나데’ & 얼 그레이 홍차 라떼 36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내일’ & 블루벨벳 싸우어크림 케이크 39
2장 뮤저트 독자이벤트 독자 추천 디저트로 음악과 버무린 칼럼
카푸스틴 ‘변주곡’ & 크렘 브륄레 47
3장 첫사랑 같은 곳, 미국의 블루밍턴
차이코프스키 ‘소중했던 곳의 추억’ & 허니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55
헨델 오페라 ‘줄리어스 시저’ & 히비스커스 티 60
4장 매력적인 대도시, 시카고의 첫 인상
루이 암스트롱 ‘이 얼마나 멋진 세상인가’ & 캐러멜 오레오 71
5장 부모님과 처음 함께한 음악여행
윤이상 ‘고풍의상’ & 꿀빵 79
6장 친구 아나스타시아와 함께
드뷔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 프렌치토스트 89
7장 미국으로 떠나기 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고별’ & 모래사막 97
8장 시카고에서의 첫 유학생활
포레 ‘돌리 모음곡’ & 몰리의 컵케이크 103
보로딘 현악 사중주 2번 ‘녹턴’ & 제인의 쿠키 108
아름다운 너의 눈동자 & 라기 할바 114
멘델스존 ‘오, 나에게 비둘기의 날개가 있다면’ & 말차 122
9장 코로나로 인한 온라인 수업 시절
발라키레프 ‘종달새’ & 귤향과즐 129
새뮤얼 콜리지 테일러 ‘깊은 강’ & 현무암 빵 134
릴리 불랑제 ‘세 개의 소품’ & 하귤 소다 142
슈만 ‘시인의 사랑’ & 백향과 아이스티 148
존 다울런드 ‘일곱 개의 눈물’ & 화과자 155
에런 코
머릿말
인생의 어느 지점에 다다르고 나면 한 번씩 뒤를 돌아보는 순간이 있다. 늦은 나이에 어린 학생들과 오디션을 보고, 남들은 은퇴를 생각할 나이에 모든 것을 버리고 미국 유학을 선택했다. 사실 선택이라기보다 필사적이었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다른 선택이 없었으니까. 모든 것을 걸고 내던진 순간들의 의미는 결국 시간만이 말해준다. 무엇을 위해 그때 그러한 선택을 했던 건지. 가장 절망의 순간에 한줄기 희망의 빛이 되어 준 건 2017년에 발매한 내 첫 앨범이었다. 홍보를 위해 무작정 음악잡지사 네 군데에 보냈는데 가장 먼저 연락온 곳이 월간리뷰였다. 그리고 김종섭 대표님의 인터뷰 제안이 있었고 김희영 기자와 첫 인터뷰를 하며 지난 시간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김희영 기자에게서 피겨 스케이트와 클래식 음악에 관한 칼럼을 써줄 수 있는지 문의가 왔었다. 내 생애 처음 써보는 음악 칼럼이 나간 후 글이 너무 좋다며 연재 칼럼을 제안 받았다. 그러면서 가볍지만 강력했으면 좋겠다며 지어준 이름 〈뮤저트〉가 이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마틴 슐레스케의 〈가문비나무의 노래〉란 책을 읽고 있다. 첫 번째 칼럼에 쓴 시벨리우스의 ‘가문비나무’ 곡에 대해 알아보다가 같은 제목을 가진 바이올린 제작자 마틴 슐레스케의 저서를 발견하게 되었다. 언젠가 읽어봐야지 했는데 5년 만에 이 책을 마주하게 되었다. 책 머리말에 이런 구절이 있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의미없이 그저 흘러가는 시간을 ‘크로노스(Chronos’라 하고, 특별한 의미가 담긴 시간을 ‘카이로스(Kairos’라 했습니다. 깨어 있음으로 현재에 충실한 삶은 카이로스가 무엇인지 아는 삶입니다. 카이로스는 생명으로 채워진 현재입니다.’
이제껏 살아왔던 모든 시간이 카이로스라고 말할 수는 없다. 오히려 카오스(Chaos 혼돈의 시간이 더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이 뮤저트를 위해 보냈던 시간만큼은 모두 카이로스였다고 자신할 수 있다. 힘든 시절 나를 붙잡아 주고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