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오톤 98장의 흑백사진/사진가 노트/에세이(박태희/<부뚜막에 쪼그려 수제비 뜨는 나어린 처녀의 외간남자가 되어> (김사인 詩/작가소개 수록 (국문, 영문 동시 수록
“그분의 과거의 삶과 지금의 삶이 말 한마디, 손짓 하나, 희미한 몸짓 구석 구석마다 스며 있다. 나는 사진으로서의 가치나 의미보다 그 대상자의 삶을 느끼면서 작업의 의미를 찾는다.” _ 박대원
안목 출판사의 사진집 총서로 2013년에 창간된 안목 모노그래프의 첫 권은 『아이스께끼 파는 여인』이다. 박대원이 지난 10년 동안 찍은 사진들과 그의 노트를 한 권의 사진집으로 엮은 것이다. 박대원은 은행을 정년 퇴직하고 손주가 태어나면서 장롱 속에 처박혀 있던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10년 전 그 날로부터 그는 매일같이 거리를 돌아다니며 카메라로 사람들의 모습을 담기 시작했다. 손주뿐 아니라 그가 평소에 마주치는 사람들의 모습을 하루하루 기록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으로 얼굴만 익히던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고 사진을 통해 그들의 삶 속으로 초대받을 수 있었다.
“이 사진가의 목적이 무엇이건, 사진 속의 그들은 너무나 아름다워서 곧 사라질 것만 같다. 그 스러짐에 저항이라도 하듯 자신이 붙잡은 느낌의 한 편을 놓치지 않으려고 팽팽한 긴장 속에 숨을 죽이고 있는 사진가의 모습이 떠오른다. 내 영혼의 모습처럼 가련한 육신들을 바라보는 동안 이해와 인간적인 감정이 혈관 속을 타고 흐른다. 일생 동안 우리를 따라다니는 욕망과 사랑, 불신과 무기력, 불확신과 감탄들… 그리고 어느 틈에 우리 주변을 감싸 안고 있는 신비로운 침묵에 이르기까지 박대원이 바라보고 기록한 장면들과 내가 거쳐온 삶의 장면들이 하나로 겹쳐진다.” (박태희 에세이 중에서
동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 대한 따사로운 애정으로 이루어진 이 작업들은 스러지는 삶과 생성하는 삶이 결국은 동의어이고 그러므로 우리들 앞에 가장 중요한 전제는 바로 지금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란 사실을 일깨워줄 것이다.
“이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