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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비의 꿈 : 나실인 창작오페라
저자 장수동
출판사 리음북스
출판일 2023-03-03
정가 50,000원
ISBN 9788994069739
수량

4 발간사 장수동
5 공연의 의의 탁계석
8 나실인의 작품세계 강지영
12 작곡자의 말 나실인
14 나실인 프로필
15 나비의 꿈 악보
238 시놉시스
240 대본
261 출연진 및 제작진
270 서울오페라앙상블 단체 소개
274 작품평 등 모음

나실인의 말

오페라 <나비의 꿈>을 작곡하며

내가 작곡가 윤이상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국제적인 성공과 명성 때문이 아니다. 동백림 사건에 연루되어 약 600일 간의 옥고를 치른 후 죽을 때까지 고향 통영 땅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했던 안타까운 사연 때문도 아니다. 심지어 그의 음악은 감상하기에 그리 유쾌하지 않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의 음악에서 고매한 정신, 진실함, 따스함, 인류애를 느끼게 된다. 사실 윤이상이 작곡가로서 유럽에서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음악이 주를 이루고 있던 분위기에 음악의 정신성을 강조했기 때문이고, 논리적인 구조에 의해서 음악을 구성하면서도 인간의 풍부한 감정을 담아낼 수 있는 한국적인 표현법을 전세계에 제시했기 때문이다.

동백림 사건은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개인의 신념과 자유를 무참히 짓밟은 안타까운 역사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그런 억압과 폭력에도 강인한 인간은 살아남아 평화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꿈을 이루고야 만다는 것을 오페라 <나비의 꿈>을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

작곡가 윤이상, 화가 이응노, 시인 천상병은 실제로는 서대문 형무소에서 만난 적이 없다고 한다. 이들이 옥중에서 만나 함께 꿈꾸는 각자의 세상이 음악으로, 그림으로, 시로 표현되는 모습은 그야말로 ‘판타지’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하더라도 어두운 터널을 통과해 무덤을 깨고 나오는 세 명의 예술가들을 통해 자유와 평화, 사랑의 승리를 그려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