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005
제1장 카시 (Kasi 013
서독에서 동독으로 014
학교와 교회 017
아버지와 딸의 차이 023
제2장 암울한 동독 031
제3장 동독 교회와 슈타지 (Stasi 043
사회주의 속의 교회 044
슈타지 051
제4장 연극 사건 061
제5장 여행 제한 071
제6장 결혼 그리고 이혼 083
제7장 가난, 장벽을 무너뜨리다 097
제8장 행동 바보 115
제9장 1:1의 마력 133
제10장 사람들은 자유를 원한다 145
제11장 국가 이성 155
제12장 무티! (Mutti 167
에필로그 179
각주 183
참고문헌 196
어느 누구도 자신의 조국을 선택해서 태어날 수는 없다. 태어나 보니 그곳이 조국이 되었고, 설령 그곳이 죽도록 싫은 곳이라 하더라도 쉽게 바꿀 수 없다. 북한 땅에서 고생하는 주민들을 생각하면 그런 의미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서독 함부르크에서 태어난 앙겔라 메르켈은 생후 8주차 때 순전히 아버지의 선택에 의해 동독으로 이주하게 됐다. 그 당시 동독 주민들 상당수는 동독에서 서독으로의 방향이었기에, 그녀의 부모님들은 매우 의외의 선택을 한 것이다. 따라서 그녀도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동독에서 살아야 했으며, 그렇게 35년을 살다가 1990년에 드디어 통일을 맞이했다!
독일의 통일은 독일 국민이라면 누구나 마음 한편으로 기대는 하고 있었겠지만, 그렇게 갑작스럽게 또 매끄럽게 진행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심지어 빌리 브란트 수상의 특별보좌관으로 사민당의 동방정책 입안자였던 에곤 바르(Egon Bahr는 통일 직전까지도 고 일축했었다. 게다가 동독 수상 에리히 호네커의 뒤를 이은 에곤 크렌츠(Egon Krenz 또한 라고 자신감에 차 있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물론 그 기적 뒤에는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었던 고르바초프(Mikhail Gorbachev의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 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럼 그가 없었다면 통독은 없었는가? 그가 없었다 해도 독일의 통일이 불가능하진 않았을 것이다. 다만 훨씬 더 거칠게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미 동구권 전체가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80년대 들어서 동유럽의 자유화 물결은 꽤 거세게 불고 있었다. 가장 큰 이유는 그동안 이들 국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오던 소련의 경제가 무너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구권 최전선의 보루이자 사회주의 모범국가라는 평을 받던 동독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사실은 그 동독의 경제도 겉보기와 달리 진작에 파산 상태였다.
서독의 눈부신 발전과는 너무 비교되게, 당시 동독에서는 주민들이 자기 인생을 허비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