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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보스토크 VOSTOK 매거진 46호 : 걸리시 & 보이시
저자 보스토크 프레스 편집부
출판사 보스토크프레스
출판일 2024-07-18
정가 17,000원
ISBN 979117037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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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Girlish & Boyish

001 Those Who Stay _ Annie Lai
016 Bobita _ Hanna Redling
028 The Girls Room _ Ashley Armitage
052 Jesters Gender Game _ Austn Fischer
066 The Bliss of Girlhood _ Kristina Rozhkova
080 Inframen _ Nir Arieli
098 영원히 소녀-하기 _ 권누리
104 소년의 얼굴에 도달하기까지 _ 이희우
110 가장 복잡하고 불안하며 다정한 화이트 _ 김신식
116 어떤 소녀 취향 설명회 _ 안담
122 캠코더 걸즈 _ 김인정
130 Adam _ Sophie Barbasch
144 Go Get’Em Boy _ Ziyu Wang
158 Wearable Body _ Filip Custic
172 Moments of Being _ Liz Calvi
186 The Book of Skin: Shangri-la _ Melody Melamed
200 핑크 & 블루 프로젝트 _ 윤정미
216 [연재 : 일시 정지] 노동과 산업: 산업 사진을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 _ 서동진
224 [에디터스 레터] 이미 사진 속에는 언제나 _ 박지수




소녀다움과 소년다움, 여성다움과 남성다움,
젠더 이분법을 넘어 모든 존재의 다양성을 위해

선은 편리하다. 이 거대한 세상도 선을 하나를 긋고 이쪽과 저쪽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어떤 것도 여기의 지식과 이해, 믿음에 부합한다면 선 안쪽으로 들어와 ‘우리’가 될 것이고, 반대의 경우라면 선 바깥쪽으로 밀려나 ‘너희’가 될 것이다. 그렇게 세상에는 수많은 선들이 그어진다. 인종과 국적, 출신지와 거주지, 재력과 학벌, 사회적 지위와 교양 수준, 정치적 성향과 이념적 지향, 외모와 몸매, 그리고 성별까지도.

선은 폭력적이기도 하다. 여성과 남성, 소녀와 소년, 그사이에 존재하는 선을 지키지 않으면 가벼운 눈총부터 심각한 혐오까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성스러움과 남성스러움, 소녀다움과 소년다움, 그 사이를 나누는 선이 단순히 서로 다른 성질을 가늠하는 기준만 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켜야 하는 가치 규범처럼 작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의식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선을 넘지 않도록 학습되고 강요받으며, 또 스스로 내면화하기도 한다. ‘우리’가 되기 위해, ‘너희’가 되지 않기 위해.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사진들 또한 대체로 세상에 그어진 선을 따른다. 촬영자나 모델이나 의상과 화장, 포즈와 소품 등을 통해 전형적인 여성스러움/남성스러움(소녀다움/소년다움의 이미지를 활용한다. 특히 패션이나 광고 사진에서는 이를 극대화해 표현하는 경향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대체로 카메라 앞에서는 평소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의 여성스러움/남성스러움을 어필한다. 이처럼 사진마다 그 시대에 바라는 성 역할과 그에 따른 기대와 환상이 담긴다. 그리고 이러한 사진을 소비하면서 그 이미지에 담긴 관념과 가치 기준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다.

하지만 어떤 예술가들은 그 전형적인 이미지에 저항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진 매체를 활용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이 카메라 앞에서 여자다운/남자다운 포즈를 취한다면, 또 어떤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