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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퍼즐 - 인생그림책 37 (양장
저자 이은경
출판사 길벗어린이
출판일 2024-08-28
정가 16,000원
ISBN 9788955827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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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만 거꾸로 가는 시계, 딱똑딱똑딱똑…딱.”
엄마를 만나러 가는 기차 안. 옆자리 아이들의 웃음소리에, 어렸을 적 일이 떠오릅니다. 어렸을 때 나는 엄마에게서 잠시도 떨어지지 않는 아이였습니다. 유치원에 가는 것도 싫어할 정도로요. 유난히 겁이 많던 나에게 엄마는 온 세상이었습니다. 엄마만 있으면 무서울 게 없었지요. 그랬던 엄마가 조금씩 기억을 잃어 갑니다. 걱정을 안고 서둘러 집으로 갔는데 집 안 어디에도 엄마가 없습니다. “대체 어딜 간 거야!” 엄마를 찾으러 나가려는 순간, 문득 거실 탁자에 눈길이 갑니다.
엄마는 기억이 희미해지자, 거실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기억해야 할 것들을 모아 놓기 시작했습니다. 잊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 액자에 빼곡합니다. 하나하나가 다 소중한 기억의 조각들입니다. 갓난아기였을 때, 바이올린 연주회, 두 발 자전거를 타게 된 날, 졸업식…. 엄마에게 소중한 기억들은 어쩜 이렇게 나에 대한 것들 뿐일까 생각하니 마음이 아려옵니다.
거실을 뒤로하고 나와, 집 앞부터 근처 공원 등 엄마가 갈 만한 곳을 찾아다닙니다. 혹시나… 하는 불길한 생각을 삼키면서요. 그때, 문득 그 장소가 떠오릅니다. 유치원 버스를 타고 내리던 곳, 엄마가 항상 나를 마중 나와 줬던 곳입니다. 자전거 페달을 재촉하며 그리로 가 보니, 그 옛날 나를 기다리던 그 모습처럼 엄마가 앉아 있습니다. 손에는 유치원 때 내가 좋아했던 샌들을 꼭 쥐고요.

“문득, 엄마가 머무는 기억의 어디쯤과 지금 나와의 간격을 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엄마는 여기 있고, 엄마는 여기에 없다.” (본문 중에서

그리웠던, 나의 전부였던 엄마에게 한 발 한 발 다가갑니다. 엄마의 머리 위로 따스한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져 내립니다.

이제야 알았습니다.
엄마와 마주 보는 평범한 일상이 사실은 선물이었다는 걸….

사실 엄마가 앉아 있던 이 자리에는 나와 엄마만의 특별한 추억이 있습니다. 어린 시절, 유독 엄마에게서 떨어지기 싫어하던 나를 위해 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