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세계사를 뒤바꾼 매혹과 잔혹의 향신료 오디세이
1장 향신료를 찾아 대항해 시대가 열리다
검은 보물과 인도 항로의 개척자들|향신료를 향한 유럽의 욕망들|정향과 육두구의 고향 스파이스제도|과연 스파이스제도는 실재하는가|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선두 경쟁
2장 향신료 교역을 둘러싼 열강의 각축전
포르투갈의 쇠퇴와 네덜란드의 부상|최초의 주식회사,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칼레 해전에서 무너진 스페인 무적함대|프랜시스 드레이크의 세계 일주|셰익스피어가 주목한 랠프 피치의 육로 모험|제임스 랭커스터의 인도양 항해|영국 동인도회사의 탄생|말루쿠제도와 네덜란드의 무혈입성
3장 북방 항로는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인가
북극을 돌파하면 인도가 나온다?|북동 항로 개척의 잔혹사|헨리 허드슨의 북서 항로 개척|허드슨, 뉴욕에 도착하다|얼음 바다를 헤친 모험가들
4장 네덜란드와 영국의 향신료 전쟁
향신료 교역의 특수성|네덜란드의 선점과 영국의 고민|향신료 전쟁의 서막|반다제도 네이라섬의 학살|영국 존 주르댕 vs 네덜란드 얀 쿤|말루쿠제도에 감도는 전운|아이섬 전투와 네덜란드의 패퇴|주르댕의 개입과 얀 쿤의 경고
5장 피로 물든 향신료 제도, 승자는 누구인가
너새니얼 코트호프의 런섬 사수|해가 지지 않는 나라의 시작|반텐 공방전|주르댕의 죽음과 얀 쿤의 런섬 점령|양국의 협약과 바타비아 성립|네덜란드의 총공격과 반다 학살|얀 쿤, 영웅인가 학살자인가|암본 학살과 런섬 탈환 작전|제1, 2차 영국-네덜란드 전쟁|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파산
6장 세계로 뻗어 나가는 향신료의 모험
종의 이동은 막을 수 없다|향신료 도둑 피에르 푸아브르|결국 향신료 제도를 차지한 영국|전 세계에 퍼진 향신료 재배
부록: 알면 알수록 더 향긋해지는 향신료 이야기
수정과 속 계피는 시나몬일까, 카시아일까|세계 3대 향과 성서 속 향료|만병통치약(? 멘소래담과 호랑이 연고|호불호가 뚜렷한 바질과 고수|영국 식문화 혁명을 불러온 커리 파우더|강황과 노란 밥
향신료를 향한 탐욕, 대항해 시대와 세계화를 열다
향신료 전쟁은 세계사에서 매우 중요한 3가지 변곡점을 낳았는데 그 첫 번째는 바로 세계화의 길을 열었다는 것이다. 17세기 당시 유럽인들은 향신료의 산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는 바가 거의 없었다. 후추와 시나몬이 인도에서 온다는 건 알았지만 정향과 육두구는 아시아 어딘가로 짐작할 따름이었다. 안다고 해도 구할 길이 막막했다. 육로는 길이 험하고 재난과 강도를 만날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성공도, 안전도 보장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실크로드를 통해 들어온 향신료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로 최고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사업 품목이었다. 작은 가능성에도 기꺼이 투자할 상인과 귀족들,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 탐험가들, 생계유지를 위해 일거리를 찾던 뱃사람들은 이를 놓칠 수 없었다. 몇 년이 걸릴지, 도중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전혀 알 수 없는 항해에 기꺼이 나섰다.(120쪽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까지 진출한 바르톨로메우 디아스,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인도 항로를 개척한 바스쿠 다가마, 태평양을 횡단해 최초로 세계 일주에 성공한 페르디난드 마젤란, 두 번째로 세계 일주에 성공한 해적 영웅 프랜시스 드레이크, 육로를 통해 당시 동서 무역의 요충지였던 말레이반도 믈라카까지 다녀온 랠프 피치, 얼음 바다를 헤치고 북방 항로를 개척한 헨리 허드슨 등 위대한 탐험가들의 공통된 목적은 하나였다. 정향과 육두구의 산지로 알려진 스파이스제도를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스파이스제도는 실재하는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신비의 땅이었고, ‘불쾌하고 해로운 공기로 가득 찬’ 섬에 ‘방패 같은 얼굴과 말꼬리 같은 머리카락’을 가진 식인종들이 살고 있다는 뜬소문만 무성했다.(37쪽
15세기 말, 향신료가 막을 연 대항해 시대는 이후 수백 년 동안 이어졌다. 항해 기간은 평균 약 3년이었고 영영 돌아오지 못한 선단도 부지기수였다. 많은 이가 폭풍우에 휩쓸려 수장되었고, 먹을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