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번 고속 도로에서 만나는 기묘하고 아름다운 하룻밤
일상의 풍경을 섬세하게 묘사한 《한이네 동네 이야기》와 《한이네 동네 시장 이야기》로 오랜 사랑을 받은 강전희 작가가 아름다운 밤 풍경을 소재로 그린 새 그림책 《50번 고속 도로 환상 여행》으로 찾아왔습니다. 현실 세계를 다정한 시선으로 그린 전작과는 달리, 이번 작품은 한밤의 고속 도로를 달리는 순간을 풍부한 상상력과 독창적인 감성으로 그립니다. 구상부터 작업까지 4년이 넘는 시간이 걸릴 정도로 하고픈 이야기가 많았던 작가는 틀을 깨는 상상으로 밤의 구석구석을 쓰고 그렸습니다.
“평소 같으면 잠들어 있을 시간, 이렇게 깨어 있으니 조금 낯설지만 설레기도 해.”
모두 잠든 시간, 깊은 어둠에 잠긴 50번 고속 도로에는 묘한 흥분과 긴장이 감돕니다. 비좁은 집에서 벗어나 자유를 찾아 떠난 50번 고속 도로에서 세 식구는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한밤의 판타지를 경험합니다. 터널 속 무지갯빛 고리를 지나, 차는 떠돌이 혜성들이 빛나는 밤하늘과 농밀한 꽃향기 가득한 숲속을 달립니다. 안개 속 유령과 설문대할망을 닮은 거인, 고요한 호수의 낚시꾼과 하늘의 별은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동물 손님들로 북적이는 휴게소에 들러 쉬는 것도 잠시, 차는 스러지는 별들 사이를 다시 달립니다. 50번 고속 도로의 여정은 어디로 이어질까요?
캄캄한 어둠에서 태어난 기발하고 낯선 상상
《50번 고속 도로 환상 여행》은 밤에 떠나는 여행이기에 더욱 특별합니다. 밤은 어둠 속에 가려져 전부를 볼 수 없기에 많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지요. 빛과 어둠이 대조되는 신비로운 밤 풍경은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목적지를 향해 달려 나가는 통과 지점에 불과했던 어두운 고속 도로는 새로운 존재를 만날 수 있는 흥분과 설렘이 가득한 공간이 됩니다. 속도감이 느껴지는 생동감 넘치는 연출과 여러 설화에서 모티프를 얻은 흥미로운 장면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색채의 변화가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끌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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