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부 : 살고
이 고통이 성장의 값이라면 _백솔빈
지렁이 인간이 되기 _김이중
새미의 꽃에는 뿌리가 있다 _배희정
마음에 씨앗심기 _이연우
농사, 호미로 일구는 종합예술 _유다님
자기 착취와 자기 가둠을 넘어 _배선우
나는 내 맘대로 낳겠다 _김은제
2부 : 만들고
반려와 함께 탈성장을 꿈꾸기 _황선영
지속 가능한 식생활, 공생을 전망하다 _김정모
공장식 너머 동물권 선언에 연대하다 _김차랑
돌봄의 비거니즘은어떻게 탈성장의 길이 되는가 _박이윤정
한살림 제주, 탈성장을 상상하다 _이준용
탈성장을 넘어 성장하다 _문윤형
실효성 있는 영 케어러 조례까지 한 발자국 _조명아
탈성장 사회의 토대,관계의 전환으로서 기본소득 _팔리태(이지은, 한인정
3부 : 그리고
기후위기와 예술에서의 탈성장 _김영준
식목일에 나무 한번 심어본 적 없던 내게 _전형민
예술, 지역과 돌봄에 문화적 힘을 더하다 _한승욱
유쾌하고 따뜻한 반란, 있ㅅ는잔치 _강효선
세 가지 탈성장: 담론, 운동, 그리고 삶 _장윤석
토마스 베리와 우리의 탈성장 이야기 _송지용
탈성장을 위한 살림의 철학 _이희연
탈성장은 몸의 정치로부터 _이도연
탈핵, 여전히 가지 않은 길 _김우창
추천의 글: 이렇게 많은 탈성장 벗들 _김현우
탈성장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_박숙현
매력적인 탈성장의 삶과 사회를 사는 길 _유정길
자포자기하는 인류, 자멸하는 사회를 넘어
지속가능한 세계, 청년들이 먼저 살아가다
지금 ‘탈성장들 하기’를 생각하고, 함께 이야기하고, 실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는, 지난 1만 년, 혹은 20만 년 동안 인류가 끊임없이 진화해 오던 것과는 다른 지구적 시간이 지금 흘러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견해가 있지만,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이 바로 그 결정적인 시간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인류세, 또는 자본세라고 부른다.
인류가 수십만 년 동안 익혀온 삶의 방식은 끊임없이 환경을 인간 삶의 조건에 부합하도록 전환하는 것이었고, 그 결과는 성장과 발전이었다. 최근 2천 년 동안의 모색을 거쳐, 지난 2백 년 사이에 인류는 전례 없는 폭발적인 성장을 이룩하였다. 성장과 발전이라는 키워드는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명사로, 인간의 본성이자 인간 삶의 본질적인 목표가 그것이라고 깊이 각인되었다. 특히 지난 세기에 실험되었던 공평한 분배를 위주로 하는 사회주의가 결국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주로 하는 자본주의 체제에 굴복하는 것으로 만 천하의 진리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현대 사회의 기후 비상 상황과 자원 고갈, 경제적 불평등 등의 지표는, 성장주의가 더 이상 계속할 수 없는 패러다임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탈성장은 기후위기와 같은 전 지구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적 접근으로 제시되며, 새로운 관계망과 생명 중심의 가치를 통해 사회적, 생태적 전환을 추구한다. 성장주의가 인류의 뼈와 살과 영혼을 구성하는 요소로 자리매김한 이상, ‘탈성장’은 출발부터 실패를 예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많은 대안 운동 세력과 이념이, ‘탈성장 담론’의 한계를 지적하며, 그 이상을 모색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탈성장하기’를 이야기하는 것은 어쩌면 침몰하는 배 위에서 올리는 마지막 기도와도 같은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기에 적합한 지구를 되찾을 희망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탈성장들: 하며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