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너무 미뤄 왔지. 해야 할 일은 하자.”
숲속에서의 일상은 단조롭습니다. 팬티 입은 늑대는 오늘도 망가진 덧창에서 새어 나오는 아침 햇살에 눈이 부셔 잠에서 깹니다. 그동안 미뤄 왔지만 이제는 덧창을 고쳐야겠다고 마음먹습니다. 그런데 공구함에는 못이 없었지요. 못을 사는 것 역시 너무 오래 미뤄 왔던 늑대는 드디어 길을 떠납니다.
지루하지만 반복되는 편안한 일상은 낯선 세상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가로막습니다. 하지만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발을 조금만 내딛으면 우리를 기다리던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집니다. 못을 사러 가던 늑대는 경쾌한 음악 소리를 따라가다 ‘다른 곳’으로 향하던 뱃사공 개구리들을 발견합니다. 함께 가겠냐는 제안에 덜컥 겁이 났지만 두려움에 떠는 마음속 콩알들을 땅에 두고 용감하게 뗏목에 오릅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팬티 입은 늑대는 안락한 숲을 떠나 완전히 다른 세계로 향합니다.
팬티 입은 늑대가 사랑에 빠졌다?
용감한 늑대여, 전진!
어쩌다 기차에 몸을 싣게 된 팬티 입은 늑대는 두건을 쓴 여우를 만납니다. 기묘한 기차를 타고 달리고 달려 도착한 ‘다른 곳’에서 팬티 입은 늑대는 여우와 함께 익숙한 모양의 대왕 콩알 알라우프 조각상을 봅니다. 거대한 조각상은 마치 팬티 입은 늑대에게 간을 콩알만 하게 만드는 두려움도 아주 자연스럽고 중요한 감정이라는 걸 알려 주는 듯 보입니다. 수많은 조각상들을 구경한 후에는 여우와 함께 청소부들을 도와 조각상 청소도 합니다. 그런데 ‘넌 정말 멋진 늑대야.’라는 여우의 말 한 마디에 늑대는 안절부절못하고는 집으로 헐레벌떡 도망가 버리고 맙니다. 팬티 입은 늑대는 여우의 말에 새로운 감정을 느꼈던 걸까요?
《팬티 입은 늑대 7》은 일상에서의 짐을 내려놓고 한 발짝 더 나아가 보기로 마음먹은 늑대가 겪는 새로운 감정과 경험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낯선 곳에서 자연스레 드는 생소한 감정들을 느끼며 늑대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자신의 새로운 모습들을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이제 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