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5
1장 전남의 이미지들
역사의 잔해와 무덤 순례자―오종태론 17
보존된 고향, 고향의 파편들―「민속가」의 후경으로부터 40
이미지 덮어쓰기 ―사북과 광주 56
2장 광주 2순환도로
나는 아직도 1순환도로에서 75
순환도로 이전의 교통 84
학동의 결집체들 92
2순환도로: 상무지구의 밀실들 101
2순환도로 바깥의 사람들 112
도시의 생존 호흡법 121
3장 방직공장의 가장자리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 100-3 133
그린요양병원, 서울의 문래동과 광주의 유동 143
양동 도시제사 공장의 함성 155
기억을 따라 걷기 163
진짜 광주의 이야기를
듣고 살고 기록하는 이미지 비평
‘지역 소멸’이라는 해진 단어를 헤어짐의 반복으로,
무너지는 건물과 사라지는 기억으로 번역하기
‘5·18의 도시’라는 오래된 이미지 위에
구체적인 일상을 덧입히기
‘5·18의 도시’, ‘민주주의의 고장’ 그리고 ‘노잼 도시’이자 소멸 위험의 지방 도시. 우리에게 익숙한 광주의 이미지들이다. 광주는 매년 5월 정치인들이 찾는 곳이자 잊을 만하면 가짜 뉴스에 휘말리는 정치적인 도시다. 5·18 민주화운동의 이미지는 여전히 강력하지만, 40년 전 항쟁의 이미지는 지금 젊은 세대의 고민과 잘 이어지지 않는다. 광주는 다른 지방 도시들처럼 ‘지방 소멸’ 담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지만, 실제 광주에서의 삶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다.
광주에서 나고 자란 철학 연구자 김서라의 『이미지와 함께 걷기』는 광주를 둘러싼 이미지에 대한 비평이자, 광주에서 살며 쓰는 광주 이야기이다. 저자는 광주에 대한 익숙한 이미지들 사이에서 낯선 이미지들을 발견하고, 광주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구체적인 일상을 보여 준다. “사진 비평가처럼, 도시사 연구자처럼, 인류학자처럼” 보는 김서라는 광주 구석구석을 누비며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를 보여 준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의 말대로 “몸을 움직여 읽고, 제 삶을 섞어 읽는” 그의 글은 자신이 살아가는 장소를 탐색하는 에세이이자 그가 선 삶의 자리를 바꾸는 비평이다.
서울과 지방으로 양분된 한국에서 한 지방 도시가 처한 상황을 들여다보는 일은 ‘지방’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이미지와 함께 걷기』는 지방에 대한 말을 지방의 말로 다시 쓴다. ‘지방 소멸’이라는, 이제는 익숙해진 단어는 지방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기약 없는 헤어짐의 반복을 의미한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란 ‘유잼 도시’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는 건물들, 재개발과 도시재생이라는 이름하에 거주지에서 밀려나는 사람들과 사라지는 기억들로 나타난다.
김서라는 수도권 중심 개발의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