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다르게’ 활짝 피는 꽃들
어느 이야기에서나 그렇듯 이 이야기에도 갈등이 존재한다. 아이들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연습을 할 때 전학생 정민이는 “이 무궁화는 우리 무궁화하고 많이 다르다. 내는 이래 하는 무궁화 첨 봤다.”라고 말한다. 이처럼 서로 달라서 생기는 오해와 갈등으로 아이들은 부딪힌다.
그럼 작가는 이런 갈등을 어떻게 풀어낼까? 바로 대화로 접근한다. 이 작품에서 아이들은 자주 꼬리에 꼬리를 무는 대화를 한다. 단답형으로 끝나지 않고 이어지는 대화는 어느 순간 어려운 일을 푸는 열쇠를 제공한다. 또한 진심 어린 사과의 말로 상한 마음이 풀리기도 하고, 유진이 엄마 ‘안나 드보레츠카야’가 사라졌을 때도 대화를 통해 문제의 실마리를 찾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갈등을 해소할 때 어른들에게 의지하는 대신 어떻게 하면 아이들 마음에 가까워질 수 있을지 스스로 찾아낸다. 그래서 다름을 인정하고 환하게 웃으며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이주배경을 가진 2학년 아이들은 ‘다르다’는 건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란 걸 깨닫고 “다르게 피는 것도 재미있”다고 말한다. 모두 다르게 활짝 핀 꽃들의 말간 얼굴들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이야기에 입체감을 더하는 그림의 맛
이 책은 저학년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다양하게 연출한 그림들이 가득하다. 일러스트와 만화, 두 가지 기법을 사용해 알차게 구성했는데 글로 말하지 않은 부분들을 그림 작가만의 해석으로 표현한 장면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러한 그림들은 글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여운을 남기며 그 후의 이야기까지 상상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만화만이 갖는 특징을 최대한 살려 표현한 컷들은 연장된 ‘작은 이야기’를 읽는 기분이 들게 한다. 이야기를 확장시켜 작품을 더욱 풍부하게 해 주며 다른 각도로도 읽히는 입체감도 선사한다.
일곱 아이들이 등장하는 만큼 캐릭터 소화력도 중요하다. 인물 하나하나 허투루 표현하지 않은 살아 있는 표정들은 독자들에게 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