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기묘한 세상이 펼쳐지는 약국
아이들에게 약국은 쓰디쓴 약을 처방해 주는 달갑지 않은 장소이다. 그런데 여우로 변신하는 기침약, 예쁜 꽃만 보이게 하는 안약을 파는 약국이라면 어떨까?
이 책에는 수상한 약국이 나온다. 낡고 허름한데다 약들은 죄다 먼지에 쌓여 있다. 약국을 보는 사람은 할머니뿐인데, 깡마른 몸에 바짝 당겨 묶은 잿빛 머리카락, 뾰족한 턱, 이따금 번쩍! 하고 빛나는 고양이 같은 눈을 가졌다. 게다가 언제나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다. 이런 탓에 약국을 찾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도, 할머니는 매일같이 새벽에 문을 열고 저녁 5시가 되면 문을 닫는다. 원래 모습인 마녀로 돌아가 마법에 쓸 약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야기는 이 약국에 이웃에 사는 3학년 고타가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고타는 학교 가는 길에 기침이 심해지자 약국에 들러 약을 처방받는다. 약을 입에 넣자마자 신기하게도 기침은 뚝 그쳤지만 친구들이 고타더러 여우가 됐다고 말한다. 인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다시 약국을 찾은 고타는 할머니에게 특별한 비밀이 있다고 믿는데……. 밤이 열어 준 판타지 속에서 마음껏 상상을 펼칠 수 있는 이야기!
2% 부족한 마법 약, 그 결과는?
약국 할머니는 가게 문을 닫으면 새까맣고 헐렁한 옷으로 갈아입고 끝이 뾰족한 검은 모자를 써 마녀로 변신한다. 인간에게 마녀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다시는 인간 세계에서 살 수 없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한다.
인어의 하품, 악어의 재채기, 개구리의 발톱, 왕도마뱀의 수염 등 괴상한 것들을 모아서 오래도록 끓이면 마법 약이 되는데, 온갖 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숲과 달리 시골 마을에서는 원하는 재료를 어지간해서 손에 넣을 수가 없다. 하는 수 없이 인어의 하품은 비눗방울로, 악어의 재채기는 사마귀 집으로, 왕도마뱀의 수염은 마당 빗자루로, 부엉이 날개는 새털 이불 속 깃털로 대신하다 보니, 완성된 약이 예상과 몹시 달라 마녀는 고민이다. 기침이 멈추는 대신 고타가 여우로 변한 것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