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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싸놓은 똥은 치워야지 않것소 : 동료 시민 10인의 탈핵잇_다
저자 김우창, 이태옥
출판사
출판일 2024-08-30
정가 15,000원
ISBN 9791187342304
수량
사람이 잇고, 있다 6
국내 핵발전소 운영 현황 10
일러두기 11
김우창이 만난 동료 시민들
황분희 | 월성 핵발전소 최인접 마을에 사는
‘황분희들’의 주문, 안전할거야 13
장마리 | 동료 시민의 힘을 믿는 장마리 캠페이너 35
이규봉 | 핵발전소에 종속된 지역에서 나를 지키며 살아가려면 59
장영식 | 당신은, 핵발전소 유치하는 주민들을 이해할 수 있나요? 75
김용호 | 눈에 보이지 않는 위험과 싸우는 사람들 102
인터뷰를 마치며 | 탈핵은 지역주민만의 숙제가 아냐 126
이태옥이 만난 동료 시민들
김영희 | 영희는 법으로 싸운다 129
노병남 | 싸놓은 똥은 치워야지 않것소? 162
이옥분 | ‘삼척평화’의 탈탈탈 분투기 192
오하라 츠나키 | 후쿠시마가 죽음의 땅? 그곳에도 사람이 살아요 224
용석록 | 울산 시민은 방사선비상계획구역에 산다 258
인터뷰를 마치며 | “탈핵하는 사람, 귀하고 소중한 존재들” 292
저자의 말

탈핵은 지역주민만의 숙제가 아냐

‘탈핵 잇다’라는 이름의 프로젝트를 통해 작년 한 해 동안 황분희, 장마리, 이규봉, 장영식, 김용호 다섯 명을 만났다. 각자의 자리에서 탈핵운동하는 사람들을 잇고, 이제는 대중으로부터도 잊히거나 오래되고 낡은 환경운동의 하나로 인식되는 ‘탈핵’운동을 잇기 위해서였다. 그들의 탈핵운동이 궁금하면서도 그들을 그저 ‘탈핵운동’만 하는 전사나 영웅으로 보지 않으려 노력했다. 우리와 같이 그들이 누리는 일상과 고민이 궁금했고, 황분희 씨와 김용호 씨는 10년째 해온 운동과 싸움만이 아니라 쉽게 말하기 힘든 가족과 이웃에 대한 미안함을 드러냈다. 장마리, 이규봉, 장영식 씨를 통해서는 핵발전소를 지지하고 찬성하는 사람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탈핵운동 안에 더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보통 우리는 핵발전소를 옹호하는 사람들을 ‘돈 때문’이라고 나무라지만, 핵발전에 대한 위험과 안전의 문제를 ‘이권’과 ‘돈’의 문제로 치환하는 권력과 그 안의 사람들을 비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탈핵 잇다’ 작업을 하기 전에는 나 역시 핵발전을 둘러싼 찬성과 반대, 즉 찬핵과 탈핵이라는 이분법적인 구도로 사람들을 구분했다. 어떻게 지역에서 오랜 시간 외롭게 싸우고 버텨왔는지를 먼저 묻기보다, 왜 지역에는 싸우는 사람이 없을까를 탓했다. 어쩌면 나 역시도 ‘돈 때문에 저런다’라고 생각하던 보통의 연구자들과 비슷했다. 그러나 5명의 인터뷰이와 그들이 싸워왔던 현장에 발을 디디면서, ‘탈핵’이란 그저 ‘핵발전소를 멈추고 신규 핵발전소를 짓지 않는 것’만이 아니라, ‘재생에너지를 늘리고 핵발전의 비중을 낮추는 에너지 생산이나 믹스(mix’의 관점에서만 말하지 않는 것이라는 점을 배웠다.

탈핵은 하나의 거시적인 요구와 실천이 아니라, 그 안에 포함되지 못한 지역과 주민의 목소리를 통해 더욱 확장되고 ‘복수’의 탈핵들로 나아가야 한다. 왜 싸우지 않냐고, 왜 핵발전을 지지하냐고 힐난하기보다, 전기 없이 살아갈 수 없는 우리의 안락한 삶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