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상세보기

도서명 1,700통 편지로 읽는 양반의 초상 : 시대는 격변하는데 생계가 들이닥치니
저자 하영휘
출판사 궁리
출판일 2024-08-19
정가 25,000원
ISBN 9788958208921
수량
개정판 서문
초판 서문
조병덕은 누구인가?
들어가며 ―아버지가 보낸 편지

1장. 조병덕의 가계와 학맥 그리고 생애
노론의 숙명을 타고나다 ―조병덕의 가계와 학맥
슬프고 처량한 유학자 ―조병덕의 생애

2장. 일상공간으로서의 삼계리와 청석교
호리병 속 아버지 ―삼계리와 조병덕
저잣거리의 아들 ―청석교와 조장희
십리, 아버지와 아들의 거리 ―삼계리와 청석교

3장. 생계로서의 도덕경제
가난한 유학자의 점잖은 사치 ―조병덕가의 지출
밭 가는 유학자 ―조병덕가의 수입
조경모독, 하나의 이상 ―조병덕의 생존철학

4장. 19세기 조선의 정치 그리고 사건들
천만 뜻밖의 변괴 ―교졸돌입사건
투장 사건 ―화산사
아들의 토호질 ―조장희정배

5장. 왕래망 사회
바깥 세상 소식 ―조병덕의 정보
편지 심부름꾼 ―전인
더불어 도를 추구하다 ―조병덕의 왕래망

6장. 변괴 가득한 세상

편지선
조병덕의 연보
자료
참고문헌
찾아보기
“근자에 독서종자가 완전히 말라버려
나라의 근본이 폐해를 입으니…”
격변하는 시대를 버티는 유학자의 삶

조병덕은 편지에서 세변(世變, 세상의 변괴이라는 단어를 거듭 언급한다. 정조가 사망하고 순조가 즉위하던 해(1800년에 태어난 그는 세도정치기와 맞물려 부패와 민란으로 들끓는 사회를 살아가야 했다. 안으로는 크게 홍경래의 난과 진주민란이 일어나고 밖에서는 프랑스 함대가 강화도를 침입한 병인양요가 발발하면서, 19세기 조선은 뒤흔들렸다.

이 세태를 잘 반영하는 대목으로 “독서종자가 말랐다”라는 표현이 있다. 조병덕은 “나라와 사람이 제구실을 못 하는 것은 모두 삼강오상의 도가 쇠퇴했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양반들이 벼슬과 과거공부에만 몰두하면서 학문과 독서종자가 끊어진 것이다. 그는 과거공부와 학문을 닦는 것을 구분하는데, 전자가 양반이 하는 것이라면 후자는 유자(유학을 공부하는 선비가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충남 보령시에 해당하는 ‘삼계리’에 은거하며 농사지으며 먹고사는 걸 고민하면서도, 학문을 놓지 않은 유학자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다.

고문서 연구의 권위자가 발견한 ‘가서’
권력의 이해관계로 저술?편집된 실록, 문집과 달라
편지 해석은 물론 서체 연구까지 가능하도록 구성

저자 하영휘는 고문서를 통해 조선시대를 연구하는 인문학자로, 국내 고문서 및 초서(草書, 흘려 쓴 서체 연구의 대가다. 서강대학교 사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한국 근현대서적과 고문서를 소장한 재단법인인 아단문고(현 현담문고에서 처음 이 편지들을 만났다. 박스 안에 뒤섞인 채로 잠들어 있는 문서의 글씨며 먹색, 종이 등의 수준이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한 그가 편지의 주인이 조병덕임을 발견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예전에 조선시대의 편지는 대개 쓴 사람의 명성에 따라 평가되었다. 내용이야 어떻든 명사나 명필의 편지를 귀하게 대접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편지에서는 당시의 시대상을 찾아보기 어렵다. (중략 가서는 그 내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