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둥둥 내 딸이야 어허둥둥 내 딸이야
맑은 눈망울, 청이라 지어 주오
흰밥 콩밥 팥밥에 날마다 정월 대보름이라
아버지 눈을 밝게 해 주옵소서
꼬꼬우 닭아 울지 마라 닭아 닭아 울지 마라
샛별 같은 눈을 감고 우르르 뛰어든다
꽃 한 송이 꿈같이 번뜻 떴다
한날 한시에 눈을 뜨니 얼씨구나 절씨구
해설 둘도 없는 아버지와 딸, 그들의 사랑이 이룬 기적
우리나라의 수많은 고전 중 끊임없는 생명력으로 오늘날까지 널리 사랑받는 작품 중 하나인 〈심청전〉을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보고 재해석한 작품이다. 기존의 시각으론 선뜻 공양미 시주를 약속하여 어린 딸을 희생시킨 심봉사를 철없는 캐릭터로 희화화시킨다.
하지만 기획자인 신동흔 교수는 아버지와 딸 사이의 지극한 사랑 혹은 사랑의 힘이라는 관점으로 이 작품을 재탄생시켰다. 눈먼 몸으로 어린 딸을 훌륭히 키워 낸 아버지의 사랑, 그런 아버지를 위해 제 몸까지 버리려 한 딸의 사랑, 그리고 아버지와 딸이 다시 만나 행복하게 되기를 기원한 세상 사람들의 사랑, 그런 사랑이 모여 심봉사가 눈을 뜨는 기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초등 저학년에서 중학년까지 함께 읽을 수 있도록 풀어 쓴 이번 책에서 지은이는 고운 우리말의 느낌을 맛깔스럽게 살려 냈다. 또한 글 사이사이에는 판소리본 〈심청전〉에 들어 있는 쉽고 재미있는 노래들을 선별해 집어넣어, 어린이들이 리듬감 있는 우리 소리의 참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둘도 없는 아버지와 딸, 그들의 사랑이 이룬 기적
우리나라의 수많은 고전 가운데 가장 널리 사랑받은 작품을 들라면 많은 사람들이 《심청전》을 꼽을 것이다. 《심청전》은 그래서 소설책으로 전해진 것만 해도 100가지가 넘고 판소리로 불린 것도 종류가 많다. ‘심청’ 하면 떠오르는 말은 당연히 ‘효녀’이다. 눈먼 아버지를 위해 제 몸을 희생한 어린 자식. 그래서 흔히 심청을 ‘하늘이 내린 효녀’라고 한다.
그런데 《심청전》을 바라보는 시각 가운데는 아무리 효성도 좋지만 늙은 아버지를 위해 어린 딸이 목숨을 희생한다는 것이 지나치다는 견해도 있다. 그래서 선뜻 공양미 시주를 약속한 심봉사가 철없는 캐릭터로 희화화되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심청의 이러한 효성이 아버지와 딸의 지극한 사랑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리고 있다. 기획자인 신동흔 교수는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에게 거꾸로 심봉사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 볼 것을 제안한다. 아내가 죽은 뒤 어린 딸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