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 없지만 사건은 넘치는 향수문방구
오늘도 문 열었습니다!
향수문방구는 손님이 하루에 한두 명밖에 오지 않는 한가한 가게다. 문방구 주인 영욱은 천직이라던 형사를 그만두고, 낡은 문방구에서 추리소설을 읽으며 고요하게 보낸다. 그런 영욱 앞에 대뜸 ‘어제 던진 공’을 찾으러 왔다는 당돌한 초등학생 리라가 등장하면서 고여 있던 영욱의 날들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거기에다 문방구에서 스티커를 훔치다 리라에게 붙잡힌 중학생 하나, 똑똑하지만 의심 많고 툭툭대서 오해받기 십상인 고등학생 동우까지. 영욱의 후배 형사가 떠맡긴 강도 목격견 무무의 불면증쯤은 사소한 문제로 보일 정도다! 과연 향수문방구 아이들은 무무를 재울 수 있을까? 리라의 뒤를 쫓는 검은 그림자는 누구일까? 남에게 무심한 동우가 처음으로 관심을 가진 아이는 누구일까? 하나의 엄마가 남긴 암호의 뜻은? 뜻밖의 사건들로 향수문방구는 오늘도 떠들썩하다.
뭐라고 불리든, 결국 나는 나야
이름이 바뀐다고 그림자까지 바뀌는 건 아니야
리라와 하나, 동우는 내가 선택하지 않은 이름, 내가 원했던 것이 아닌 운명과 정면으로 부딪치며 흔들린다. 리라는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가족과 일상이 한순간 뒤집히면서 혼란에 빠진다. 어딘가로 굴러가 사라져 버린 탱탱볼처럼, ‘나’를 순식간에 잃어버린 것이다. 엄마 아빠도, 사는 곳도, 심지어 이름조차도 내가 알던 것이 아니었다면, 과연 ‘나’라는 사람은 누구일까?
하나는 친구 같던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 호된 사춘기를 겪는다. 아빠에게 걱정 끼치고 싶지 않아 마음속에 쌓아만 둔 감정들은 어느덧 커다란 심연으로 자라나 하나를 집어삼킨다. 내 마음을 보호하기 위해 쌓아 올린 벽이 나 자신을 가두어 버렸을 때, 그곳에선 어떻게 빠져나와야 하는가.
동우는 어려운 가정환경에 억눌려 자기 자신을 모른 척하던 아이다. “나는 김동우가 아니다. 나는 김동우가 아니다.” 되뇌다 보니 불행은 물론 행복까지도 ‘나’를 비껴가 버렸다. 그런 동우에게 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