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멸균우유
진짜와 가짜
주공의 공주 1: 화명주공아파트에서
주공의 공주 2: 금곡주공아파트에서
개천 용
킬링필드
최소 비용, 최대 효과
어렵게 버는 돈과 쉽게 버는 돈
아르바이트들에 대한 단편적 결산
H관 호러
G힐 셰어
석사(수료에 대한 변
연기
기도문
호소하는 이소호
해외여행이라는 해프닝
세부의 맛
우리를 아는 건 우리뿐이야
흉터
피아노
가난하기 때문에 이것들을
가난의 8할 또는 9할
아빠를/가 떠나다
일가친척 1: 외할아버지와 외삼촌
일가친척 2: 할아버지와 고모
자살 생존자
시간이라는 자원
항상적 과로
새고 있다
먹는 일
스시 오마카세
내가 선택한 식구
고양이 480
에필로그
부록: 복지 신청 바로가기
주
마티의 온(on 시리즈 5권
가난에 대해 생각하고 쓰다
97년생의 젊은 가난
올해 26살인 저자는 2019년까지 20여 년간 국민기초생활수급자로 살아왔다. 하지만 자신이 한국의 가난을 대표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덜 가난해서가 아니라 가난의 양태가 가지각색이기 때문이다. 생계급여를 기준으로 한다면, 기준 중위소득의 30% 미만인 245만 명과 동일선상에 있지만 노동 조건, 건강 상태, 교육 수준, 가족구성원의 특징, 주거 문제 등 소득 수준이 설명해주지 못하는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저자는 몸으로 안다. 이 책은 그래서 철저히 일인칭으로 쓰였다.
그러나 일인분짜리는 아니다. 그의 가난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EBS 교재 지원, 방학 중 우유급식 지원, 민간 장학회의 활동 등 사회 복지와 얽혀 있으며, 경찰과 주민센터 직원, 학교 교사, 또래 관계 속에서 진동한다. 가난이 사적 서사에 갇혀선 안 된다고 생각하는 저자는 소설과 시, 기사, 논문, 책을 통해 자신의 가난에 타인의 가난을 접속시키고 중첩시킨다.
리얼의 힘
저자는 당사자만이 정확히 알 수 있는 가난의 세부를 리얼하게 그려낸다. 아니, 여기 있었지만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장면을 창출해낸다. 그럼으로써 드라마가 아닌 현실에 가난이 실재함을 생생히 증명한다.
최소한의 생계비에 해당하는 복지수당 외 소득이 조금이라도 생기면 저자의 엄마는 학원비에 쏟았다.(29쪽 수급자 가정이 의식주보다 자녀의 사교육에 소득을 투자했다는 사실이 낯설게 다가올 수 있다. 저자가 바라는 바다. 우리가 머릿속에 그려왔던 ‘가난한 사람’ 또는 ‘가난’의 클리셰를 깨뜨리는 것. 저자와 화자가 일치하는 자전적 에세이가 ‘리얼’을 말할 때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를 이 책이 여실히 보여준다.
가난이 겪게 하는 것들
가난이 유발한 행위와 선택,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책에선 감정의 묘사를 찾아보기 어렵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지원으로 미국 여행을 가게 되었을 때(「해외여행이라는 해프닝」, 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