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_ 웃음을 모르는 민족이라고?
첫째 마당 | 문화유산 속 웃음꽃
그윽한 불상의 미소
지붕 위 웃는 기와
이야기 한마당 도화녀와 비형랑
익살스러운 동물의 웃음
마을을 지키는 장승의 웃음
한국인의 또 다른 얼굴, 웃는 탈
이야기 한마당 하회탈 이야기
재치가 돋보이는 도자기
둘째 마당 | 우리 그림 속 웃음보따리
무덤 속에 핀 웃음
이야기 한마당 거지 궁산이와 명월 각시 / 불의 신, 지귀 이야기
알고 보면 더욱 우스운 민화
웃음이 솔솔 나는 풍속화
이야기 한마당 단오의 유래
셋째 마당 | 무형유산 속 웃음바다
눈물 콧물 빼다가도 큭큭 웃고 마는 판소리
위아래가 뒤집어진 난장판, 탈춤
부록 세계 유산 속 웃음꽃
조각에 새겨진 미소
미소가 담긴 그림
닫는 글_ 웃으며 살아요
사진 출처
웃음을 머금은 우리 문화유산
“웃으면 복이 온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말이 있다. 오래전부터 입에서 입으로 전해 내려온 말로 지금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사람들이 이 말에 공감했으며 우리 민족이 예로부터 웃음의 가치를 중요하게 여겼다는 것을 보여 준다.
사람은 누구나 웃을 수 있다. 갓난아기들도 눈, 코, 입을 쫑긋거리며 배냇짓을 한다. 웃는 얼굴을 보면 마음이 푸근해지고 기분이 좋아지기에 우리 조상들은 부처님의 모습을 만들 때 미소 짓는 얼굴로 표현했다. 또 기와에도 웃는 얼굴 무늬를 넣었다. 집에 돌아왔을 때 가장 먼저 미소 짓는 기와가 반겨 줄 수 있도록 말이다. 뿐만 아니라 궁궐을 지키는 해태상이나 마을 어귀에서 잡귀를 쫓는 장승들도 웃고 있다. 언뜻 보면 무서운 얼굴을 하고 있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익살스럽고 정겨운 느낌이 든다.
도자기를 빚는 도공이나 그림을 그리는 화가들은 작품 속에 재치를 뽐냈다. 마치 끈이 달린 것처럼 병을 감싸는 노끈 그림이 그려진 술병이나 옷을 뒤집어 태연하게 이를 잡는 스님의 모습을 보면 슬며시 웃음이 나온다.
이렇게 우리 조상들은 항상 웃음을 잃지 않았는데 이 책에서는 불상이나 도자기, 그림처럼 눈으로 볼 수 있는 유형 문화유산과 사람을 통해서 전해 내려온 판소리와 탈춤 같은 무형유산으로 나누어 웃음의 의미를 살펴볼 것이다. 문화유산 중 그림 분야에서는 고구려 무덤 벽화에서부터 조선 시대 서민들이 그리고 즐기던 민화, 김홍도와 신윤복의 풍속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웃음을 만날 수 있다.
무섭지만 정겨운 미소, 슬프지만 터지는 웃음
엄숙하지만 부드럽게 미소 짓는 불상, 무섭지만 익살스러운 해태, 슬프지만 웃음이 나는 판소리……. 이처럼 모순된 것 같지만 어우러지는 우리만의 고유한 웃음의 정서가 있다.
판소리 <흥보가>를 보면 흥보가 집에서 쫓겨나는 구슬픈 장면에서 난데없이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하고, 심술과 욕심만 가득한 놀보가 한순간에 불쌍하게 느껴지기도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