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Ekki mukk는 ‘아무 소리도 없는’ 뜻이라는 아이슬란드어이다. 단순히 좋아하는 아이슬란드의 밴드인 Sigur ros를 이해하고자 아무 소리도 없는 나라로 떠났다. 그리고 그들이 왜 그토록 언어의 장벽을 무너뜨려 버릴 정도로 순수한 음악의 힘을 가졌는지 비로소 알게 되었다. 순조롭고 깨끗한 풍경과 아무 소리도 없는 이상한 계절들. 숨 막힐 듯한 고요와 멋진 우울감을 남긴 자연의 색과 백야의 시간 속에서 나는 그 모든 것에 항복하고 말았다. 그곳에서 바라봤던 셔터의 바깥에는 처음 보는 봄과 여름, 그리고 모든 겨울을 떠오르게 하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계절이 있었다. 마치 하나의 행성 같았고 그의 축소판도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