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의 사랑에 관한 조마조마한 마음
“도대체 이게 몇 번째야!” 운동장 한편에서 새된 외침이 메아리쳤다. 이어달리기 마지막 주자인 종우는 오늘도 ‘민주’가 건네는 바통을 눈앞에서 놓쳤다. 소문난 달리기 에이스 종우의 어처구니없는 실수에 민주는 답답할 따름이다. 다른 이어달리기 주자들은 연필을 건네듯이 아주 가볍게 바통을 패스하고, 빌려준 물건을 돌려받듯이 자연스럽게 바통을 받는다. 이런 주자들의 모습을 좇는 데 열중하는 민주의 눈에는 종우의 증상이 보이지 않는다. 지진이라도 난 듯 흔들리는 눈빛, 굳어지는 손놀림, 어색하기 짝이 없는 웃음. 민주 앞에 서면 나타나는 종우의 증상은 ‘좋아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을 처음 가져 본 아이들은 모든 것이 낯설다. 긴장되고, 어색하고, 마음과는 반대로 상대에게 말이 투박하게 나가기도 한다. 그러다가 이 마음을 끝내 숨길지 혹은 상대에게 전할지 고민하고, 나아가 그 방법을 생각하는 데 골몰한다. 종우는 끝내 바통을 새로 잡는 방법과 함께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법을 발견한다. 일방적인 선언이 아닌, 자신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표현하는 종우.
평소의 자신만만하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수줍고 정중하게 마음을 건네는 종우 앞에서 이제 민주의 선택만이 남았다. 종우에게 패스하는 바통에 자신의 마음을 얹어 건넬지는 결승선에 가까이 다다라서야 알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 역시 바통을 주고받는 행위를 통해 마음을 주고받는 법을 깨닫는 〈너에게 건네는 바통〉 이야기의 결승선에 다다르면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또 건네받는 마음과 같거나 다른 내 마음을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지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아릿아릿한 마음
시간의 흐름과 함께 희미해지는 생명이 있는가 하면 또 그 한가운데에서 새롭게 탄생되는 생명이 있다. 〈돌절구 합창단〉은 이러한 생명의 순환 속에서 소중한 것을 지켜내려는 아이의 마음을 그린다.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