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라는 일의 본보기이자 안내자
세기를 건너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다시 들여다보아야 할 이유
자연에 대한 깊은 이해와 사랑, 문명에 대한 첨예한 비판을 담아낸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대표작 『월든』은 200년 가까운 긴 시간 동안 살아남아 오늘날까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시대가 바뀌고 문명은 예전과 비교도 안 되게 나아졌지만, 일상에 발을 붙이고 키워낸 소로의 진정성 가득한 삶의 태도와 사상은 오늘날 우리의 삶에 여전히 영감과 의미를 불어넣는다. 매사추세츠 로웰대학교 철학 교수이자 미국 NPR 올해의 책, 「뉴욕타임스」 에디터스 초이스로 다수 선정된 저자 존 캐그는 철학자이자 연구자인 조너선 반 벨과 함께 소로를 새롭게 바라보고 그의 삶과 철학을 파헤친다. 그들은 소로가 현실을 뒤로하고 은둔한 초월주의자라기보다 오히려 조금의 타협도 허용하지 않고 사회적 관습과 전통적 권력에 맞서 삶을 꾸려나간 지극히 현실적인 노동자이자 살림꾼이었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소로는 월든의 호숫가에서 2년 2개월 동안 일기만 쓰지 않았다. 그는 평생에 걸쳐 가르치고, 자급자족하고, 토지를 측량하고, 오두막을 짓고, 농사짓고, 연필을 제조하고, 글을 썼다. 그러면서도 푼돈에 자신의 귀중한 시간을 팔지 않았고, 권력에 자존심을 굴복시키지 않았으며, 다른 이의 희생적인 노동에 결코 기생하지 않았다. 이렇게 현실 위에서 실천하고 체득했기에 소로의 철학에는 고유한 힘이 깃들어 있다. 소로는 삶이라는 일을 어떻게 해나갈 수 있는지, 우리가 무얼 갈망해야 하는지 보여준 본보기이자 안내자다.
짧고도 부지런했던 소로의 삶이 주는 교훈들
“생은 짧고, 오직 한 방향으로, 끝을 향해, 아주 빨리 움직인다.”
현대인들은 밥벌이와 자아실현 사이에서 고민하며 하루하루 살아간다. 절대다수의 사람들은 일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 특히 한국은 평균 노동 시간도 긴 편이다. 2023년 우리나라의 연평균 근로 시간은 OECD 회원국의 연평균 근로 시간보다 122시간 많다. 지금 이 시점에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