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팡파레가 요란하게 울려퍼지고 전 세계의 지도자들이 리우 회의에 참석하여 ‘아젠다 21’을 발표했을 때만 해도 미래는 희망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이후 20년 동안 세계 인구는 15억 명이 늘었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6퍼센트 증가했고 6억 에이커 이상의 일차림이 벌목되었다. ‘지속 가능한 개발’이라는 표어는 환경 악화의 추세에 전혀 브레이크를 걸지 못했다. 그리고 악화된 지구 환경이 보여주는 세계 각지의 ‘뉴스’들이 일상적이 되었고 그것이 결합되어 내는 효과를 우리는 뜨거운 여름과 파괴적인 자연의 재난을 통해 피부로 어렴풋이 느끼고 있다.
그리고 자연계의 용역의 가치가 얼마나 큰 경제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보고서들은 산호초 3,750달러, 열대우림 5조 달러 등 가격을 매기고 있다. 인간에게 돈의 가치로 어떤 것을 설명하는 것보다 더 설득력 있는 방법은 없기에 우리의 생태계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일정 정도 경각심을 사회에 불러 일으킨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저자는 묻는다. 사라진 새의 노랫소리, 열대우림에 서식하는 양서류의 합창, 수많은 색의 꽃들이 주는 경이, 눈보라처럼 빛을 향해 달려드는 나방, 생명으로 약동하는 대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가치들은 과연 돈으로 환산될 수 있는가. ‘지속 가능한 개발’과 ‘생태계 용역의 가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명백해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필요한가.
오랜 인류 역사의 과정 속에서 형성된 자연에 대한 감성의 회복을 촉구하는 그의 글은 자연과 교감을 나눴던 자신의 다채로운 체험과 누구보다도 예민하게 자연의 파괴를 감지한 시인들의 시, 환경운동가로서 일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인상적이고 아름다운 일화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시인의 아픈 개인사가 자연을 매개로 해서 치유의 과정으로 나아가는 대단원에서는 일상적인 삶에서, 그리고 문학을 비롯한 예술 체험에서도 쉽게 느끼기 어려운 묵직한 감동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이 책은 나를 울게 만들었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