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답지 못한 고양이 꼬미, 내가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나
그런데 어쩌면 엄마도 자기 마음을 잘 모르는 게 아닐까?
누구의 눈에나 완벽해 보이는 100만 유튜버 루다에게는 사실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고민이 있다. ‘100만 유튜버의 숙명’을 강조하며 완벽함을 강요하는 엄마와 더 이상 행복해 보이지 않는 반려동물 꼬미에 관한 것이다. 그런 루다의 고민을 눈치채기라도 한 듯 언젠가부터 루다의 유튜브 채널에 이상한 댓글이 달리기 시작한다.
-오늘 하늘 봤어? 이제 정말 여름이더라.
-친구랑 속마음을 나누어 본 적 있어?
-네가 진짜 하고 싶은 게 뭔지 생각해 본 적 있어?
그 생뚱맞은 댓글 뒤에는 꼭 마침표처럼 ‘이루다, 정말 행복해?’라는 말을 덧붙였다. 사실 말도 안 되는 댓글을 다는 사람은 많았다. 가시 돋친 댓글이나 사랑을 넘치게 표현하는 댓글도 익숙했다. 하지만 대부분 금세 잊혔다. 그런데 해피의 ‘이루다 행복해?’ 그 질문만큼은 제멋대로 마음속을 떠돌다가 불쑥 떠오르곤 했다. (26쪽
아주 평범한 질문처럼 보이지만, 루다의 마음을 콕콕 찌르는 이 이상한 댓글의 주인공은 루다의 오랜 구독자이자 동갑내기 ‘해피’다. 루다는 자기 마음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듯 자신을 완벽하게 이해하는 어른스러운 해피에게 친밀감을 느낀다.
그동안 부러움의 대상이자 비난의 대상으로 홀로 외로웠던 루다는 온라인 친구 해피와 이야기를 나누며 몰랐던 자신의 진짜 마음을 조금씩 알아간다.
-루다야, 난 네 진짜 모습이 더 좋아. 그게 뭐든
-내 진짜 모습이 뭔데?
-그건 네가 가장 잘 알겠지. 편집된 영상 속 모습 말고, 네 진짜 모습. 영상 속 모습은 네 일부분이거나 편집됐을 뿐이잖아. (38쪽
그렇게 루다는 “함부로 속마음을 말하지 말라”는 엄마와의 약속을 어기고 해피에게 비밀을 털어놓는다. 엄마의 욕심 때문에 ‘고양이답게’ 살지 못하는 꼬미를 볼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저릿하고 아파온다고 말이다. 그런 꼬미에게서 자기의 모습을 느낀 루다, 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