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연결망 분석>의 초판의 원고를 집필하던 때가 한일 월드컵 열기가 가득하던 시기였던 걸 생각해보면, 5판에 이르기까지 어느새 20여 년이 흘렀다. 초판이 세상의 빛을 본 이후, 연결망 분석이라는 분야는 급격한 발전을 거듭하며 사회과학뿐 아니라,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중요한 연구 방법으로 자리잡았다. 초판이 나왔을 때에만 해도, 연결망 자료가 흔치 않고 연결망 분석의 개념이 생소하여 연결망 분석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 사이 세월이 흘러, 방대한 양의 연결망 자료가 축적되었고, 이를 분석하고 시각화하는 다양한 알고리즘, 그리고 이를 통해 도출된 새로운 연결망 개념들이 생겨났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이 책의 개정판에 대한 요구가 계속 있어왔다.
사회 연결망 분석은 기본적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한 분석 도구이지만, 넓은 범위에서의 “연결망 분석”은 단순히 사람들 사이의 연결에 대한 분석에 국한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소설 <토지>의 등장인물 사이의 연결망, 테러리스트 연결망, 축구 선수들 사이의 패스 연결망, 유전자 발현 연결망이나 신약 개발을 위한 단백질 연결망 등 다양한 연결망을 발견할 수 있다. 특히, SNS의 확산 등 정보의 축적과 컴퓨터 연산능력의 발달로 인해 빅데이터에 대한 분석에 있어서 연결망 분석은 중심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공지능의 기계학습 신경망에도 연결망 모형이 활용되고 있다. 연결망 분석은 이제 단순한 사회과학적 도구를 넘어 다학제적 연구의 중심에 서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삶의 모든 영역에 파고 든 셈이다.
연결망 분석이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이론의 발전에 기여한 바는 매우 크다. 사회학 내에서는 경제사회학이라는 분야가 번성하면서 경제적 행위는 행위자가 어떤 사회 관계망에 놓여 있는가에 따라 달라지며, 시장은 수요와 공급의 자유 시장 메커니즘에만 의존하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구조화되어 있고, 시장 구조를 분석하려면 연결망 분석이 좋은 도구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정치학 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