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1장 나의 모비딕을 찾아서
2장 사악한 책, 모비딕의 비밀?
3장 멜빌의 고독
4장 모카 딕이 있었다
5장 역진화
6장 서식지
7장 아, 갈라파고스!
8장 장생포, 귀신고래
9장 전설
10장 허먼 멜빌, 포경선 선원이 되다
11장 멜빌의 고래학 사전
12장 혹등고래의 노래
13장 반구대 고래 암각화, 공룡의 기억
14장 암각화의 모비 딕
15장 악어의 눈
16장 피쿼드호
17장 에이허브와 모비 딕
18장 간절곶
19장 멜빌의 바다, 우리의 바다
20장 지관서가
21장 제주, 수월봉
22장 서귀포항, 공생의 바다
후기 ‘호모 디스터비엔스’, 교란하는 동물
감사의 말
참고문헌
고래의 눈물로 물든 장생포 바다에서 인간의 의무를 성찰하다
《모비 딕》부터 티머시 모턴까지, 문학과 철학을 망라하는 포스트휴머니즘 교양 에세이
여행 출발지: 고래 혹은 바다라는 문학적 상징, 그리고 ‘사악한 책’ 《모비 딕》의 수수께끼
고래와 바다의 아름다움을 동경하던 인문학자 김운하. 어느 날, 짐을 챙겨 ‘나만의 모비 딕’을 찾아 길을 떠난다. 첫 발걸음을 떼기까지 그를 사로잡은 수수께끼가 있다. 고래와 바다에 관한 위대한 소설 《모비 딕》의 작가 허먼 멜빌은 왜 자신의 그 역작을 두고 “사악한 책을 썼다”라고 말했던 걸까? 소설의 이 ‘악마성’이 어디서 기인하는지 알기 위해, 저자 김운하는 멜빌이 바닷사람으로 일했던 경험과 그의 작가로서 고독했던 생애를 비롯해 소설의 안팎을 파헤치고 수수께끼를 풀기 위한 단서를 여정 속에서 찾아 나간다. 소설의 화자 이슈마엘과 ‘야만인’ 퀴퀘그의 동등하고 깊은 우정, 복수심에 사로잡힌 에이허브 선장의 오만함과 집요함, 인간이 결코 다 알 수 없는 흰 고래의 무한한 상징성과 불가해성까지. 저자는 마침내 수수께끼의 해답에 닿는다. 《모비 딕》은 멜빌이 살던 19세기, 즉 근대성의 승리가 정점을 구가하던 시대 한가운데서 인간중심주의에 정면으로 반역하는 소설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이 소설은 인간의 광기를 중심으로, 그리고 그 중심을 떠받치듯 인간이 파악하고 수집한 방대한 고래학에 초점을 맞추어 독해돼왔다. 그러나 이 구도는 전복돼야 한다. 《모비 딕》의 진정한 주인공은 인간이 아닌, 모비 딕 고래, 바다, 포경선 피쿼드호 등 비인간 타자들이다! 시대를 앞서 나간, 이토록 불온하고 위험한 책으로 《모비 딕》을 다시 읽길 권하며 저자는 비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로 뛰어든다.
여행 경유지: ‘고래잡이 기지’와 반구대 암각화부터 신유물론 철학과 서귀포 바다 생태계까지
여행자의 발길은 일제 강점기 이 땅의 포경산업 기지였던 울산 장생포와 선사시대인들이 고래의 흔적을 새겨놓은 반구대 암각화, 그리고 제주도 서귀포의